채권단 "동양고속이 '건설'에 보증서라" 최후통첩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서진원 신한은행장 "담보 안 내놓으면 신규대출 없다"
최윤신 동양건설회장 "헌인마을 사업에만 보증 가능"
최윤신 동양건설회장 "헌인마을 사업에만 보증 가능"
"법정관리를 철회할 생각이 정말 있습니까. 자구노력을 더 보여주셔야 저희도 지원을 할 수 있을 것 아닙니까. "(서진원 신한은행장)
"철회할 생각은 있습니다. 다만 구체적인 계획을 내놓으려면 시간이 더 걸리니 좀 더 기다려 주십시오."(최윤신 동양건설산업 회장)
동양건설산업 채권단이 최윤신 동양건설산업 회장에게 '최후 통첩'을 보냈다. 금융권과 건설업계에 따르면 동양건설의 주채권은행인 신한은행의 서 행장은 지난달 29일 오후 4시께 경기 용인 신한은행 연수원에서 최 회장을 만났다. 서 행장은 이곳에서 열린 신한금융경영포럼에 참석하고 있었고,최 회장이 서 행장이 있는 곳으로 찾아왔다. 두 사람이 만난 것은 지난달 15일 동양건설이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 후 처음이다.
◆동양건설,"법정관리 철회 용의"
이 자리에서 서 행장은 "동양건설이 법정관리를 철회하고자 한다면 동양고속운수가 보증을 서는 방식 등의 자구노력을 해야 지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법정관리를 철회한 뒤 살아남을 방법도 제시하라"고 요구했다. 그렇지 않다면 추가 지원은 없다고 못박았다.
그간 '법정관리로 가겠다'는 입장을 고수해온 최 회장은 이날 태도를 바꿔 "철회할 생각이 있다"고 했다. 그는 "동양고속운수가 헌인마을 사업에 대해서만 보증을 설 테니 채권단이 1300억원을 신규로 지원해 달라"고 제안했다. 최 회장은 동양건설의 최대주주이자 동양고속운수 회장을 겸직하고 있다. 동양고속운수는 국내 고속버스 시장 점유율 3위 업체로 작년 당기순이익이 128억원(동양건설은 69억원)을 기록하는 등 우량한 회사로 평가받고 있다.
서 행장이 최 회장을 만난 것은 그가 헌인마을 PF 사업 정상화와 삼부토건 · 동양건설 2개 회사의 법정관리행 여부를 결정짓는 '키맨'이라는 판단에서다. 동양건설보다 사흘 앞서 법정관리를 신청한 삼부토건은 8000억원가량의 가치를 갖고 있는 서울 역삼동 르네상스호텔을 담보로 내놓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삼부토건 측은 "우리 입장은 가급적 법정관리를 철회하겠다는 것"이라며 "다만 동양건설 쪽이 법정관리행을 강행할 경우 우리도 같이 법정관리로 갈 가능성이 높아 답답하다"고 했다.
◆협상 난항 예상
동양건설은 그간 삼부와 달리 자구노력을 거의 보이지 않았다. 보유한 일부 미분양 아파트(미수채권) 외에는 담보로 내놓을 것도 없다는 입장이었다. '그냥 법정관리를 받겠다'는 멘트도 수시로 흘러나왔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최 회장이 동양건설을 살릴 생각이 없는 것으로 판단,일종의 '꼬리 자르기'를 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이날 서 행장과 최 회장이 만난 것은 상당한 진전이라는 평가다. 그간 최 회장은 '건강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채권단과 직접 만나는 것을 피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만약 동양건설이 이대로 법정관리행을 강행한다면 앞으로 동양고속 등도 은행에서 돈 빌리기가 어려워지는 등 후폭풍에 휩싸일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동양건설은 지난달 28일 법원에 "기업회생절차 개시 결정 시점을 늦춰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 회장이 동양건설을 살리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더라도 앞으로 협상에는 난관이 많다. 소송이 걸린 사업장들이 있고 제2금융권에서 빌린 돈도 삼부토건 등에 비해 많은 탓이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
"철회할 생각은 있습니다. 다만 구체적인 계획을 내놓으려면 시간이 더 걸리니 좀 더 기다려 주십시오."(최윤신 동양건설산업 회장)
동양건설산업 채권단이 최윤신 동양건설산업 회장에게 '최후 통첩'을 보냈다. 금융권과 건설업계에 따르면 동양건설의 주채권은행인 신한은행의 서 행장은 지난달 29일 오후 4시께 경기 용인 신한은행 연수원에서 최 회장을 만났다. 서 행장은 이곳에서 열린 신한금융경영포럼에 참석하고 있었고,최 회장이 서 행장이 있는 곳으로 찾아왔다. 두 사람이 만난 것은 지난달 15일 동양건설이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 후 처음이다.
◆동양건설,"법정관리 철회 용의"
이 자리에서 서 행장은 "동양건설이 법정관리를 철회하고자 한다면 동양고속운수가 보증을 서는 방식 등의 자구노력을 해야 지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법정관리를 철회한 뒤 살아남을 방법도 제시하라"고 요구했다. 그렇지 않다면 추가 지원은 없다고 못박았다.
그간 '법정관리로 가겠다'는 입장을 고수해온 최 회장은 이날 태도를 바꿔 "철회할 생각이 있다"고 했다. 그는 "동양고속운수가 헌인마을 사업에 대해서만 보증을 설 테니 채권단이 1300억원을 신규로 지원해 달라"고 제안했다. 최 회장은 동양건설의 최대주주이자 동양고속운수 회장을 겸직하고 있다. 동양고속운수는 국내 고속버스 시장 점유율 3위 업체로 작년 당기순이익이 128억원(동양건설은 69억원)을 기록하는 등 우량한 회사로 평가받고 있다.
서 행장이 최 회장을 만난 것은 그가 헌인마을 PF 사업 정상화와 삼부토건 · 동양건설 2개 회사의 법정관리행 여부를 결정짓는 '키맨'이라는 판단에서다. 동양건설보다 사흘 앞서 법정관리를 신청한 삼부토건은 8000억원가량의 가치를 갖고 있는 서울 역삼동 르네상스호텔을 담보로 내놓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삼부토건 측은 "우리 입장은 가급적 법정관리를 철회하겠다는 것"이라며 "다만 동양건설 쪽이 법정관리행을 강행할 경우 우리도 같이 법정관리로 갈 가능성이 높아 답답하다"고 했다.
◆협상 난항 예상
동양건설은 그간 삼부와 달리 자구노력을 거의 보이지 않았다. 보유한 일부 미분양 아파트(미수채권) 외에는 담보로 내놓을 것도 없다는 입장이었다. '그냥 법정관리를 받겠다'는 멘트도 수시로 흘러나왔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최 회장이 동양건설을 살릴 생각이 없는 것으로 판단,일종의 '꼬리 자르기'를 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이날 서 행장과 최 회장이 만난 것은 상당한 진전이라는 평가다. 그간 최 회장은 '건강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채권단과 직접 만나는 것을 피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만약 동양건설이 이대로 법정관리행을 강행한다면 앞으로 동양고속 등도 은행에서 돈 빌리기가 어려워지는 등 후폭풍에 휩싸일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동양건설은 지난달 28일 법원에 "기업회생절차 개시 결정 시점을 늦춰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 회장이 동양건설을 살리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더라도 앞으로 협상에는 난관이 많다. 소송이 걸린 사업장들이 있고 제2금융권에서 빌린 돈도 삼부토건 등에 비해 많은 탓이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