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고기 가공업계 3위인 체리부로가 직영점 20곳을 개설하는 등 소매시장 공략에 나선다.

김인식 체리부로 회장(사진)은 2일 "그동안 대부분의 사업이 B2B(기업 간 거래) 위주여서 소비자 인지도가 낮은 편이었다"며 "불황 때 완충역할을 할 수 있도록 B2C(기업 · 개인 간 거래) 비중을 현재 10%에서 30%까지 높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회장은 "지방 중소도시를 중심으로 직영점을 20곳 정도 개설해 닭 · 오리고기와 가공제품을 대형마트보다 15~20% 싼 가격에 판매하겠다"고 말했다.

체리부로는 작년 말부터 스타 요리사를 모델로 광고를 내보내는 등 개인 대상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이달 안에 자체 인터넷 쇼핑몰도 개설,닭고기 제품을 중심으로 한 '종합 식품몰'로 키울 계획이다.

김 회장은 "코스닥 상장을 추진하기 위해 대우증권을 주관사를 선정하고 준비 작업 중"이라고 밝혔다. 이 회사는 2007년에도 상장을 추진했다가 경기침체 여파로 연기했었다. 체리부로가 기업공개하면 국내 닭고기 가공업체 '빅4'(하림 마니커 체리부로 동우)가 모두 증시에서 경쟁하게 된다.

김 회장은 "경영 효율성과 가격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9개 계열사 가운데 4개사를 내년까지 체리부로로 흡수 합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합병 대상은 사료업체인 체리피드,한길바이오,닭 · 오리 사육업체인 계영농산,금계 등이다. 이들은 모회사인 체리부로에만 제품을 공급해 왔다.

체리부로는 오는 9월 창립 20년을 맞는다. 작년 매출은 2084억원.2003년 말 터진 조류인플루엔자(AI) 사태로 2004년 2월 부도를 맞았지만 화의를 거쳐 회생했다. 그는 "당시엔 AI 걸린 닭은 절대 먹어선 안 되는 고기로 오해를 받았지만 요새는 소비자 인식이 합리적으로 변했다"며 "위생관리를 철저히 한다면 앞으로 AI라는 외부충격에 직격탄을 맞는 일은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