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알화 가치 급등으로 달러로 환산한 브라질 물가가 치솟고 있다. 가격 경쟁력 약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수출기업을 돕기 위해 브라질 정부는 지원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1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브라질 최대 도시인 상파울루 물가는 뉴욕을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신문은 주요 공산품과 부동산 가격을 달러로 비교했다. 물가가 비싸기로 유명한 뉴욕 맨해튼에서 영화 한 편을 보려면 13달러가 필요하지만 상파울루에선 15달러에 달한다. 뉴욕에서 2만1400달러에 팔리는 혼다의 콤팩트카 '시빅'은 상파울루에 오면 3만9000달러로 80%나 비싸진다. 애플의 최신형 아이패드2가 뉴욕에서 830달러지만 이전 모델인 아이패드도 브라질에선 1200달러다. 사무실 임대료도 뉴욕보다 상파울루가 35%가량 비싸다. 달러화는 약세인 반면 헤알화는 3년 만에 최고치로 올라 달러로 환산한 브라질 물가가 뉴욕을 앞지른 것이다.

달러당 헤알화 환율은 지난달 29일 1.576헤알을 기록해 올 들어 5.58% 하락(헤알화 가치 상승)했다. 최근 2년간 헤알화는 달러 대비 40% 급등했다. 헤알화 강세로 브라질 수출기업들의 가격 경쟁력은 크게 떨어졌다. WSJ는 "세계 1위 육류 업체인 브라질의 JBS가 헤알화 급등으로 수출 시장에서 타격을 입고 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과거 브라질은 값싼 인건비와 임대료,풍부한 천연자원으로 전 세계 투자자들을 끌어모았지만 이제 옛날 얘기가 됐다"고 지적했다. 생산비용은 미국과 비슷한 수준까지 급등한 반면 도로 항만 전력 등 인프라 부실과 높은 범죄율,과도한 세금 등 걸림돌은 여전하다는 것이다.

헤알화 급등에 따른 기업의 피해가 커지자 브라질 정부는 지원책을 고민 중이다.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페르난두 피멘텔 개발산업통상부 장관은 "달러화 가치 하락으로 피해를 본 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새로운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수준의 환율이 계속되면 수출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려 경제 전반에 엄청난 타격을 줄 것"이라며 이달 중에 구체적인 지원책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