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아카데미 작품상과 남우주연상 등을 받은 영화 '킹스스피치'는 '말더듬이' 영국 국왕이 스피치 훈련을 통해 국민의 사랑을 받게 되는 과정을 감동적으로 그려냈다. 국왕은 대중 앞에서 심하게 떠는 증세로 눈물을 떨군다. 심지어 국왕이란 지위마저 포기하려고 한다. 이처럼 말하기 능력은 인생을 바꿀 정도로 중요하다. 세상의 모든 일은 말하기로 이뤄진다.

《이 남자가 말하는 법》은 국내 스피치커뮤니케이션 박사 1호인 김은성 KBS 아나운서가 15년간 현장에서 얻은 경험을 통해 효과를 확인한 스피치 훈련법을 담은 책이다. 저자는 말하기 방법을 5단계로 체계화해 단계별로 훈련법을 개발했다. 강연 중 말문이 막히는 한 최고경영자(CEO)는 저자에게 30일간 영상일기 교습을 받고 명연설자로 거듭났다. 한 중소기업의 프레젠터는 7분 스피치 훈련으로 3000억원 규모의 사업권을 따냈다. 면접 전 안면마비에 걸린 한 대학생은 자기 브랜드화 작업으로 수석 입사자가 됐다. 이 책은 임직원들에게 연설하는 CEO부터 입사 면접을 준비하는 대학생까지 사회활동을 하는 모든 사람에게 권할 만하다.

저자는 책에서 말하기 전략을 다섯가지 단계로 구분해 소개한다. 첫째,상대방을 한눈에 파악하고 공감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상대방의 특징을 알아채고 인정하는 공감 능력이야말로 소통의 시작이란 것이다. 그 다음에는 자신이 알고 있는 정보들을 '개념트리' 작업을 통해 지식으로 바꿀 것을 조언한다. 무슨 말을 할지 모를 때도 지식화된 정보는 즉각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주기 때문이다. 또한 지식은 전달력을 높이는 훌륭한 무기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3단계에서는 막힘 없이 이야기하는 법을 가르쳐준다. 생활 속 영상일기로 자신의 이야기를 만들고 방향성과 포즈(태도)란 두 가지 포인트로 즉흥 스피치를 즐기는 방법을 소개한다. 4단계에서는 청중을 사로잡는 제스처,좋은 목소리를 내는 발성연습,자기 브랜드를 만들고 말하기를 돋보이게 하는 표현 전략 등을 공개한다. 마지막 5단계에서는 7분 동안 스피치 훈련으로 연설 공포증을 극복하고 일상에서 돌발상황을 통제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숱한 생방송에서 돌발상황을 경험했던 저자의 경험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