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맑은 강원도가 정수기를 가장 많이 찾고,공기 좋은 제주도는 청정기를 새로 들여놓는다. " 최근 1년간 정수기와 공기청정기 판매추이 얘기다.

24일 주요 정수기,청정기 업체들의 최근 1년간 지역별 정수기 판매율(렌털 포함)을 분석한 결과 강원도와 제주,전남 · 북 등이 가장 많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수기 국내 1위 업체인 웅진코웨이의 경우 강원도의 판매 증가율이 전년 대비 10.3%로 가장 높았다. 웅진코웨이는 정수기 국내 시장 점유율이 절반 수준에 달해 이 부문 트렌드를 파악하는 바로미터가 된다.

강원도 외에도 '물이 좋다'고 인식되는 지역들이 대거 정수기 판매 증가율의 선두권을 차지했다. 충북과 제주가 9%대로 2,3위를 차지했으며 전남 · 북이 뒤를 이었다. 반면 정수기 수요가 상대적으로 많은 서울과 부산은 2.7%,3.2%로 가장 낮았다. 강원도의 고객 증가율이 서울의 세 배를 웃도는 셈이다.

공기청정기의 고객 증가율은 제주도가 가장 높았다. 지난 1년간 38.3% 급증했다. 제주도와 함께 공기 청정도가 뛰어난 전남이 25.2%로 2위를 나타냈고 전북과 충남 등의 순이었다. 서울은 14%로 가장 낮았다. 이 같은 현상은 청호나이스와 교원L&C 등 다른 정수기,공기청정기 판매업체에서도 일치했다. 공기청정기의 경우 강원도의 판매량이 가장 높았으며 정수기도 제주도와 전남 · 북 등이 강세를 보였다.

손봉택 교원L&C 팀장은 "환경가전 보급률이 늘어나고 가격대가 하향조정되면서 수도권과 대도시 위주의 환경가전 수요가 지방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라고 설명했다. 구제역,황사,방사능 등 최근 공기 및 수질 관련 이슈들이 제기되면서 "우리는 필요없다"던 제주도와 강원도 지역 주민들이 하나둘씩 집안에 들여놓고 있다는 얘기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