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보수성향 싱크탱크인 헤리티지 재단은 21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으로 개성공단에서 생산된 `북한산 제품'이 수입될 수 있다는 미국내 일각의 우려와 관련, "전혀 문제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브라이언 라일리 연구원은 이날 재단 인터넷 홈페이지에 게재한 보고서에서 "일부 비판론자들이 개성공단 제품의 수입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내놓고 있지만 개성공단 문제는 `하찮은 주제(non-issue)'"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역정책 담당인 라일리 연구원은 "한.미 FTA 체결 여부와 상관없이 미국 정부는 개성을 비롯한 북한에서 생산되는 모든 제품 수입에 대해 지속적으로 통제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북한산 제품의 미국 수입 가능성과 관련, 한.미 FTA가 발효된 이후와 현재를 비교하는 도표를 통해 설명했다. 라일리 연구원은 우선 북한산 제품의 경우 재무부 산하 해외자산통제실(OFAC)의 허가 없이는 직접적이든 제3국을 통해서든 미국으로 수입될 수 없다면서 이는 한.미FTA가 발효됐을 때도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또 개성공단을 비롯한 북한산 제품에 대한 수입규제가 지금도 존재하고 있고, 북한은 물론 남한에서 수입되는 제품의 물량도 미국의 관련법과 세관규정에 의해 엄격하게 통제되고 있다면서 한.미 FTA가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밖에 한.미 FTA가 발효되더라도 북한산 수입규제를 완화할 수 있는 권한이 미국 정부에 있다는 규정과 개성공단에서 생산된 제품을 북한내 다른 지역에서 생산된 제품과 같이 취급하는 규정에도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같은 재단의 앤서니 김 연구원도 이날 재단 홈페이지에 올린 별도의 글을 통해 "개성공단에서 생산된 제품은 한.미 FTA로 인해 어떤 혜택도 받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연구원은 특히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 1일 발효한 대북제재 관련 새 행정명령을 언급한 뒤 이로 인해 북한산 제품, 서비스, 기술은 미국으로 수입될 수 없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한.미 FTA는 양국에 도움이 될 뿐 아니라 북한에 대해서는 개혁을 압박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미 하원 외교위원회 산하 테러.비확산.무역소위의 브래드 셔먼(민주.캘리포니아) 의원은 지난달 16일자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에 기고한 글에서 "한.미 FTA 협정 내용에 북한산 제품을 제외한다는 언급이 없다"면서 "이 협정이 북한을 이롭게 해 미국의 안보와 경제적 이익을 훼손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커트 캠벨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는 지난 1일 하원 외교위원회 소위 청문회에 출석한 자리에서 "북한산 제품의 미국 반입을 금지하는 미국의 오랜 정책을 바꿀 의도가 없다"면서 "북한에서 생산된 제품을 수입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한국에 분명히 했다"고 밝혔다. 한정연기자 jyhan@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