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은 2009년 글로벌 경제의 깨진 파편들을 둘러보면서 "지난 30년 동안 발표된 거시경제학 연구의 대부분은 좋게 말하면 아무 쓸모가 없고 나쁘게 말하면 분명히 해롭다"고 말했다. 같은 해 여름,영국 주간 경제잡지 '이코노미스트'의 표지는 경제학 교과서가 녹아내리는 모습을 그렸다. 그 잡지는 "지금까지 붕괴된 모든 경제적 거품들 중에서 경제학 자체의 명성보다 더 극적으로 꺼진 것은 없다"고 전했다.

전 세계는 지금 1930년대 이래 최악의 경기 침체를 겪고 있다.

중앙은행들은 '통화'라는 총에 장전할 '금리'라는 실탄을 잃어버렸다. 부채위기는 부국과 빈국을 차례로 괴롭히고 있고,인플레이션과 디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동시에 일어나고 있다. 그동안 경제에 무관심 했던 대중들의 태도도 돌변했다.

글로벌 경제가 롤러코스터를 타는 불안한 상황에서는 현실에 대한 명쾌한 설명이 절실하다. 아직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경제학이 전문적인 용어와 난해한 숫자들을 나열하고 있다고 믿는다. 영국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의 미국 경제 담당 에디터로 활동 중인 그레그 입은 저서 《달콤한 경제학》을 통해 딱딱한 경제학에 대한 대안을 제시한다.

부제 '경제이론과 현실경제의 행복한 만남'처럼 책은 현실 세계에서 경제가 어떻게 굴러가고 개인 생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비유를 통해 알기 쉽게 설명한다. 경제 성장을 이끄는 엔진과 정부의 역할은 무엇이고,경제를 움직이는 주역들은 누구인지 미국 뉴욕과 워싱턴의 실제 사례를 대입해 기술한다.

미국의 중앙은행이라 할 수 있는 연방준비제도의 역할을 완전 고용,안정적인 물가,적절한 수준의 장기금리,금융안정이라고 꼽고 그 배경도 자세히 설명한다. 이들의 탄력적 통화운용 정책을 '신축성이 뛰어난 스판덱스 섬유같이 늘었다 줄었다 하는 돈'이라고 표현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