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상승에도 시큰둥하던 개미들이 돌아오고 있다. 고객예탁금이 연일 사상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증시 주변에 개인들의 자금이 증가하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최근 개인의 동향에는 자문형 랩의 움직임이 포함돼 있어, 매매 동향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2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9일 고객예탁금이 17조4315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고객예탁금은 지난 14일 처음으로 17조원을 넘은 뒤 증가하는 추세다.

작년 말 13조원대에 불과하던 예탁금은 최근까지 4조원 가까이 늘어 27%나 증가했다.

고객예탁금이랑 투자자가 주식에 투자하기 위해 증권사 계좌에 넣어 두는 대기자금을 말한다.

돈을 빌려 주식에 투자하는 개인들도 늘었다.

증권사에서 담보 없이 빌려 매수 주문을 체결한 자금인 신용거래융자도 올해 들어 최고치를 기록했다. 19일 신용거래융자는 6조6081억원으로 연중 최고치를 나타냈다. 신용거래융자 규모도 작년 말 이후 10% 늘었다.

21일 현재 개인이 5000억원 이상을 순매도하고 있지만, 최근 들어서는 증시에서 '사자'세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주(지난 11일) 이후 개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1조4000억원 어치를 사들였다.

곽병렬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시중 유동성이 부동산 등 다른 자산보다 주식으로 빠르게 유입되고 있다"며 "이런 트렌드가 중장기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 '판'이 커진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개인들의 자금이 과거와는 달리 '스마트 머니'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과거처럼 지수가 오른다고 무조건 달려드는 것이 아니라 속도조절을 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코스피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찍고 장중 2200선을 돌파한 현재 개인은 5000억원 이상을 순매도하고 있다.

최근 개인의 움직임에 대해 과거와는 다르게 해석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오온수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유입된 자금의 상당 부분이 자문형 랩 자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달 주요 10개 증권사 기준으로 자문형랩으로 8600억원이 유입됐다. 이달 들어서도 지난 15일까지 1000억원이 유입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과거 개인의 경우에는 응집력이 없어 시장을 이끌만한 힘이 없었지만, 최근에는 소수 종목에 집중하는 자문형랩의 특성상 주식시장에서 개인의 매수 동향을 살펴봐야 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kd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