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는 인생 100세 시대의 징검다리와 같은 기간이라고 할 수 있다. 왕성한 사회활동을 하면서 인생 후반전을 위한 준비에도 본격적으로 나서야 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최근 조사 결과에 따르면 40대의 86%가 '노후를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그런데 문제는 그 중 45%가 준비 방법이 국민연금이라고 대답했다는 점이다. 국민연금은 가장 기초적인 노후 보장의 방법이다. 하지만 기나긴 노후를 살아가는 데 국민연금만으로는 부족한 게 현실이다. 직장인은 퇴직연금에 가입하고 이것만으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할 수 있는 개인연금에 들어 매달 20만~30만원씩이라도 납입해야 한다.

개인연금은 매월 소액의 돈을 납입하는 '적립식 투자'이기 때문에 장기로 운용해야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또 10년 이상 투자해야 비과세 혜택도 받을 수 있다. 40대는 충분한 투자기간을 확보할 수 있는 마지막 시기다. 따라서 개인연금 가입을 더 이상 미뤄서는 안 된다. 적립식펀드 투자를 한다는 생각으로 가급적 주식 비중이 높은 상품을 골라 10년 이상 유지한다면 물가상승 위험을 방어할 수 있을 정도의 투자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연금과 더불어 40대에 준비해야 할 것은 특수질병 보험이다. 미국 일본에서 퇴직 후의 생활비 조사를 한 결과 퇴직자의 30~40%는 퇴직 후에도 생활비가 줄지 않았다고 한다. 가장 큰 이유는 의료비와 간병비 탓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조사를 해보면 결과는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데 의료비는 다른 생활비와 속성이 달라 필요한 시기를 예측할 수도 없거니와 단기간에 막대한 비용이 들어갈 수도 있다. 따라서 일반생활비와 달리 언제 얼마만큼 필요할지 모르지만 일이 생겼을 때 지급을 해주는 '보험'을 이용해야 한다.

40대에는 조기퇴직이나 전직을 하는 경우가 많다. 이때 별 생각 없이 퇴직금을 받아 생활자금으로 써버리기 쉽다. 그러나 그래서는 안 된다. 단단히 결심을 하고 퇴직급여를 개인퇴직계좌(IRA)로 옮기는 게 좋다. IRA는 근로자가 퇴직을 하거나,직장을 옮길 때 받는 퇴직금이나 퇴직연금을 본인 명의의 퇴직계좌로 옮긴 후 계속 적립해 나가다 일정기간이 지난 뒤 연금으로 받아 노후 생활비로 쓸 수 있는 금융상품이다. 퇴직금을 바로 받으면 퇴직소득세를 내야 하지만 IRA에 넣어두면 연금을 수령하는 시점에서 세금을 내야 한다는 부담이 없다. 세금을 떼지 않은 금액을 모두 원금으로 삼아 운용하기 때문에 세금을 제외한 금액으로 운용하는 것보다 투자 수익률에서 훨씬 유리하다.

40대는 여러 가지 이유로 빚이 늘어나기 쉬운 시기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40대 가구의 90% 정도가 부채를 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 구입,사업 투자,여기에 자녀교육비 탓에 부채가 늘어나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어쩔 수 없다'는 생각 자체가 위험하다. 40대가 지나가기 전에 부채 구조조정을 끝내 놓지 않으면 퇴직 후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