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 버핏 벅셔해서웨이 회장이 자신의 후계자로 거론되던 데이비드 소콜의 루브리졸 주식 투자와 관련해 벅셔의 한 주주로부터 피소당해 그동안 쌓아온 명성에 타격을 입게 됐다. 벅셔해서웨이가 화학업체인 루브리졸을 인수하기 직전 소콜이 주식을 매입했는데도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벅셔의 이사회 멤버인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도 피고에 포함됐다.

19일 뉴욕타임스(NYT) 보도에 따르면 벅셔해서웨이의 주주인 메이슨 커비는 델라웨어 형평법 법원에 소콜이 주식 거래를 통해 부적절하게 얻은 이익을 토해내고 벅셔 이사회는 벅셔의 선의(goodwill)에 손상을 입힌 데 대해 보상할 것을 요구하는 소송을 냈다.

커비는 소장에서 "소콜은 버핏 회장이 루브리졸 기업 내용을 주의 깊게 검토하고 인수를 추진할 것이란 점을 알고 있었다"며 "인수 전 주식 거래로 벅셔의 명성이 손상되는 등 피해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또 버핏 회장과 소콜이 주주들에 대한 신의 성실 의무를 어기고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조치에 역행함으로써 결과적으로 벅셔의 신용평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위험을 유발했다고 덧붙였다.

소콜의 사전 주식 매입과 관련한 소송 제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SEC는 소콜의 주식 거래가 증권거래법을 위반했는지 여부를 조사 중이다.

미드아메리카 회장으로 버핏의 유력한 후계자로 꼽혔던 소콜은 버핏 회장에게 루브리졸 인수를 추천하기 이전인 지난 1월 초 루브리졸 주식 9만6060주를 매입했으며 이 같은 사실이 드러나면서 3월 사임했다. 당시 소콜은 자신은 아무런 잘못이 없다고 주장했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