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기술을 둘러싸고 글로벌 정보기술(IT) 업체들 간 특허 소송전이 꼬리를 물고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자를 상대로 특허소송을 건 애플은 지난해 10월 모토로라로부터 소송을 당했다. 모토로라는 애플의 아이폰 아이패드 등이 무선 이메일,안테나 디자인,위치기반 서비스 등 자사 기술을 불법으로 사용했다며 미국 일리노이주와 플로리다주 법원에 특허 소송을 제기했다. 애플은 당시 모토로라에 소송을 당한 지 한 달도 안돼 맞소송을 걸었다. 모토로라 스마트폰과 소프트웨어가 자사 특허 3건을 침해했다며 미국 위스콘신주 서부지방법원에 소송을 냈다. 애플로부터 특허소송을 당한 삼성전자가 맞소송을 불사하겠다고 한 것과 비슷한 행보다. 애플은 노키아 HTC 등과도 맞소송을 진행 중이다. 애플은 스마트폰 열풍의 진원지인 만큼 관련 특허소송에서도 중심에 서 있다는 지적이다.

지식재산권 소송 정보 전문업체인 렉스머시나에 따르면 2004년 스마트폰 특허 관련 소송은 26건에서 지난해에는 97건으로 100건에 육박했다.

스마트폰 기술을 둘러싼 소송전은 운영체제(OS)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같은 OS를 사용하는 회사 간에는 특허침해 소송이 거의 발생하지 않았지만 독자적인 OS를 사용하는 애플은 많은 업체로부터 소송을 당하고 있다. 뉴스위크는 "세계 스마트폰 업체들이 광적으로 서로 소송을 제기하고 있다"며 "이들은 자기의 특허가 침해당하면 곧바로 소송을 제기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다른 회사의 특허 내용을 훔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허소송이 격화될수록 불안해 하는 곳이 스마트폰용 안드로이드 OS를 개발한 구글이다. 구글은 회사가 설립된 지 13년밖에 안됐기 때문에 특허 보유건수가 2월 말 기준 597건에 불과하다. 애플 3723건,노키아 8818건,마이크로소프트(MS) 1만7080건에 비하면 초라한 수치다. MS가 모토로라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것은 모토로라 스마트폰의 OS 업체인 구글을 겨냥한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