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금융업을 겸업하고 있는 증권사들이 보유하고 있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잔액이 1조원 수준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수신 업무가 가능한 종금업 겸업 증권사들은 그동안 늘려온 건설사 PF 대출로 역풍을 맞을 것이란 우려도 확산되고 있다.

19일 업계 및 각 증권사에 따르면 종금업을 겸업하는 동양종금증권과 메리츠종금증권, 2009년 11월 허가가 만료된 우리투자증권 등 3개 증권사의 PF 잔액은 작년 말 기준 9850억원에 달했다. 동양종금증권 4800억원, 메리츠종금증권 3100억원, 우리투자증권 1950억원 등이다.

동양종금증권과 우리투자증권은 대손충당금을 쌓는 등 PF잔액 감축에 나서고 있다. 동양종금증권은 지난 1분기에 적극적으로 감축에 나서며 지난달 말 3500억원 수준까지 줄였다. 이중 1480억원을 부실채권에 해당하는 고정이하 여신으로 분류해 409억원의 대손충당금도 쌓았다.

동양종금증권은 올해 11월말 종금업 라이선스 만료 이전에 PF 대출이 만기가 돌아오기 때문에 종금업 라이선스가 만료될 때까지는 PF 대출도 모두 털어낼 계획이다.

이 증권사 관계자는 "워크아웃 건설사의 대출채권은 고정이하 여신으로 분류해 충당금을 쌓아놨다"며 "정상 대출은 만기 회수가 가능하기 때문에 종금업 라이선스가 만료되는 11월 말까지 부실 PF를 모두 정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투자증권도 1950억원의 PF 대출 중 1750억원을 고정이하 여신으로 분류하고 983억원의 대손충당금을 쌓았다.

작년 말 합병으로 대응이 안이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메리츠종금증권도 충당금 추가 적립 등을 통해 앞으로 적극적인 리스크관리에 나설 예정이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종금계정의 PF대출이 3000억원, 증권계정의 PF 잔액이 100억원 수준이다. 현재까지 쌓은 충당금은 200억원이다.

메리츠종금증권 관계자는 "대부분의 대출이 신용등급 'AAA' 이상의 우량한 건설사의 사업에 투자된 것이라 크게 문제될 것은 없을 것으로 본다"며 "앞으로 충당금을 더 쌓아 리스크관리에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PF잔액 규모가 크지 않아 증권사들의 펀더멘탈(내재가치)를 훼손할 만한 이슈는 아니라는 진단이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PF 대출 규모가 걱정할 만한 수준이 아니고 대손충당금 적립 등의 관리도 하고 있어 크게 우려할 사항은 아니다"고 전했다.

한경닷컴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