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장중 증시와 수급 상황에 따라 1090원선에서 제자리걸음을 했다.

1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5원 내린 1088.4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환율은 뚜렷한 방향성을 찾지 못한 상태에서 장중 국내 증시 흐름과 역내외 수급 변화에 따라 등락을 거듭했다.

지난 주말보다 3.4원 내린 1086.5원에 장을 시작한 환율은 장 초반에는 소폭 하락세를 이어갔다. 지난주 뉴욕증시가 상승세로 마감하고, 이날 개장 초 코스피지수가 장중 사상 최고치 경신하는 등 환율 하락에 우호적인 모습이었다.

이후 주식 배당금과 관련한 외국인 투자자의 역송금 수요가 시장의 주목을 받으면서 환율은 오름세로 돌아섰다. 그러나 1090원대로 올라서자 고점 매도를 노리고 있던 수출업체의 네고물량에 바로 상단을 제한당했다.

오후들어 배당금 관련 역송금 수요와 조선업체 등을 중심으로 한 수출업체의 매도 물량이 서로 맞서며 환율은 1090원대에서 갇힌 흐름을 보였다.

환율은 장 후반 롱포지션(달러 매수) 청산도 나오면서 1080원대로 다시 하락한 채 장을 마쳤다. 이날 환율은 1086.5~1090.9원 사이에서 거래됐다.

한 외국계은행 외환딜러는 "실제로 배당금과 관련한 역송금 수요가 발생하면서 환율이 1090원대로 올라섰다"며 "그러나 1090원대 위에서는 역외도 매도쪽이 강했고, 장 막판 가서는 앞서 배당금 수요에 기댄 롱포지션(달러 매수)이 정리됐다"고 언급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외환연구원은 "대외 모멘텀(계기)이 부족한 상태에서 증시와 수급 상황에 따라 횡보세를 나타냈다"며 "세계 증시의 랠리가 주춤하고 서울환시의 1080원 저항도 강하기 때문에 한동안 박스권을 벗어나기 어려울 듯하다"고 말했다.

국내 주식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78포인트(0.13%) 내린 2137.72를 기록했으며, 외국인 투자자는 320억원가량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국제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아시아 전장과 비슷한 82.87엔에 거래되고 있다. 유로 ·달러 환율은 1.4378달러에 거래 중이다.

엔·원 재정환율은 100엔당은 1313.07원을 나타내고 있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