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은 한 · 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한 준비를 끝냈다. 우리는 이제 한국이 움직이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

토마스 코즐로프스키 주한 EU대사(사진)는 18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국 측에 한 · EU FTA의 조속한 국회 비준을 촉구했다. 최근 한 · EU FTA 비준안이 국회 외통위 소위에서 부결된 것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코즐로프스키 대사는 "한국이 FTA와 관련한 준비가 안 될 것이라고는 가정하지 않는다"며 "이 협상은 동등한 두 파트너 간에 체결된 것이고 유럽은 FTA에 대한 모든 절차를 완료했기 때문에 이제 한국이 나름대로의 절차를 밟길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유럽의회는 지난 2월17일 한 · EU FTA 비준동의안을 통과시켰다.

그는 "한 · EU FTA가 한국 재계에 매우 매력적"이라고 강조했다. 한국 기업 입장에서는 소비자 5억명,국내총생산(GDP) 12조유로의 거대 무역시장에 공짜로 진입할 수 있는 입장권을 쥐게 된다는 설명이다.

코즐로프스키 대사는 "한국은 중국 등 다른 아시아 국가보다 EU와의 교역에서 우위를 점하게 된다고 확신한다"며 "양자 간 교역은 FTA를 통해 향후 20년간 두 배 이상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한 · EU FTA는 양자가 서로 '윈-윈(win-win)'할 수 있는 기회"라며 "협상 내용들이 깊고 의미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FTA 비준을 통해 한국과 EU는 '전략적 파트너'로 한 단계 도약해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할 수 있게 된다고 했다. 그는 "정기적인 양자 외무장관 회담을 만들 것"이라며 "한국은 전 세계에 9개뿐인 EU의 전략적 파트너 국가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코즐로프스키 대사는 폴란드 출신으로 폴란드 외무성 아시아태평양지역과 국장,EU아시아지역 수석고문관 등을 거치면서 한반도 문제에 직 · 간접적으로 관여해 왔다. 올초 주한 EU대사에 취임했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