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최은미씨가 '11cm 킬힐' 벗어 던진 이유
고유가 탓에 'BMW족' 크게 늘어…온라인 쇼핑몰서 낮은 굽 매출이 킬힐 앞질러

직장인 최은미 씨(26)는 대학 시절부터 즐겨 신던 '하이힐'을 6년 만에 포기했다.

기름값이 크게 올라 출퇴근을 자가용 대신 버스(B) 지하철(M) 걷기(W)로 하는 이른바 'BMW족'에 합류키로 했기 때문이다.

최씨는 "솔직히 키가 크지 않아 굽없는 플랫슈즈를 신는 건 나름대로 대단한 결심"이라며 "고유가 시대를 맞아 돈도 절약하고 몸매도 관리할 겸"이라고 말했다.

최근들어 최씨의 경우처럼 걸어다니는 여성이 늘어나며 구두굽의 높이가 점점 낮아지고 있다.

온라인 쇼핑몰 관계자는 "얼마전까지만 하더라도 온라인 쇼핑몰에서 가장 잘 팔리는 상품은 굽 높이 7cm 이상의 하이힐 및 11cm 이상의 킬힐이었다"고 소개했다.

그러나 유가가 급격하게 상승세를 탄 지난해 말부터 굽 높이 3~5cm의 '키튼힐'과 굽없는 '플랫슈즈' 매출이 하이힐을 앞질렀다. 올해 들어서는 그 폭이 더 커지고 있다고 이 관계자는 말했다.

실제 G마켓의 경우 최근 한 달(3월18일~4월 17일)간 플랫슈즈의 판매량은 전년 동기대비 50%나 폭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키튼힐의 판매량도 37% 늘었다.

반면 하이힐과 킬힐의 판매량은 각각 15%, 10% 소폭 상승한 데 그쳤다는 것이 G마켓 관계자의 설명이다.

옥션도 마찬가지다. 최근 한 달간 플랫슈즈의 매출이 전년 동기대비 18% 뛰었다. 같은 기간 킬힐의 판매량은 큰 변화가 없었다.

인터파크의 경우 플랫슈즈, 키튼힐과 함께 운동화의 판매량도 대폭 상승했다.

최근 한 달간 인터파크에서 여성 운동화의 매출은 무려 200% 늘었다. 이는 일반 여성구두의 매출 증가폭보다 3배 가량 높은 수준이다.

특히 몸매관리에 효과적이라는 워킹화의 판매량은 전년대비 280%나 증가했다.

인터파크 관계자는 "기름값이 크게 오르고 날씨가 풀리며 걷기를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이로 인해 여성 구두의 굽 높이가 낮아지는 추세"라고 전했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ali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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