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한나라당 최고위원(사진)은 4 · 27 재 · 보선 선거유세 첫날인 지난 14일 분당을로 갔다. 한나라당 강재섭 후보를 지원하기 위해서였다. 홍준표 최고위원 등 52명도 동행했다. 그러나 그의 마음은 하루종일 급했다. 당장 자신의 지역구인 서울 중구에서 구청장 선거가 있어서다. 나 최고위원은 "구청장 선거에서 여야 후보가 오차범위 내에서 경합을 벌이고 있어 한시도 지역구를 비울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구청장 선거 결과는 내년 19대 총선에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 자신의 선거처럼 뛰지 않을 수 없는 이유다.

나 최고위원은 김해을에서도 지원유세 요청을 받았다. 그는"당장 지역구가 급하긴 하지만 최고위원으로서 당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며 "김해을도 가능하면 시간을 잡으려 한다"고 말했다. 강원도 지원은 물리적인 시간 부족으로 검토조차 못하고 있다. 그는 "몸이 열개라도 모자랄 지경"이라고 말했다.

선거지원뿐 아니다. 당 공천개혁안도 챙겨야 한다. 그가 지난해 7월부터 공을 들여온 당 공천개혁안은 이제 열매를 맺기 직전 단계다. 우여곡절 끝에 지난달 22일 최고위원회의에 '완전국민경선제(오픈 프라이머리)'도입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상향식 공천개혁안을 보고했다. 지난 8일에는 정책의총을 열어 이를 공개적으로 논의했다. 돈 선거,조직선거 우려 때문에 제대로 논의조차 못할 거란 예상을 뒤집었다. 50여명의 의원이 상향식 공천개혁안에 찬성 의사를 밝혔고 안상수 대표로부터도 지지 의사를 받아냈다.

나 최고위원은 "상향식 공천개혁은 줄세우기 정치의 폐단을 막고 공천권을 국민에게 돌려줘 여의도 정치문화를 바꾸는 획기적인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당론이 정해지면 국회 정치개혁특위에 들어가 이를 법제화하는 작업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수진 기자 notwom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