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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별로 채운 스무살 청춘…영화로 돌아온 '상실의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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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라카미 하루키 동명 소설
    트란안홍 감독…21일 개봉
    와타나베(마쓰야마 겐이치)는 친구 가즈키,그의 연인 나오코(기구치 린코)와 항상 어울려 다녔다. 가즈키가 돌연 자살한 뒤 와타나베는 고향을 떠나 도쿄의 대학으로 진학한다.

    어느날 나오코가 와타나베를 찾아오고 그녀의 스무 살 생일날 두 사람은 사랑을 나눈다. 그러나 그들은 곧 이별에 직면하고 와타나베의 삶에는 대학 동료 미도리(미즈하라 기코)가 들어온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동명 베스트셀러 소설을 바탕으로 만든 영화 '상실의 시대'가 21일 개봉한다.

    와타나베의 시선으로 젊은 날,사랑의 아픔을 살펴보는 이야기다. '씨클로'로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받은 트란안홍 감독은 원작의 감수성을 섬세하게 포착했다.

    두 연인은 오랜 기다림 끝에 짧은 만남을 몇차례 갖는다. 그 사이에는 후회와 그리움,또다른 이성과의 의미없는 만남과 이별로 채워져 있다. 그것은 황홀한 기쁨보다는 안타까움이 앞서는 첫사랑의 행로다.

    그 시절에는 서로를 향한 갈망이 너무 커서 충족시키기 어렵다. 너무 예민한 나머지 서로가 상처를 입기도 쉽다. 사랑을 성취해 어른이 되는 길은 멀고도 험난하다. 이것이 영화의 주제다.

    나오코는 이런 주제를 대변하는 인물이다. 그녀는 사랑하는 남자와는 섹스를 하지 못한다. 그녀가 오르가슴을 느낀 단 한순간은 와타나베에게 사랑을 느끼기 전,단순히 호감을 지녔을 때였다.

    트란안홍 감독은 두 연인의 첫 베드신에서 긴장감을 탁월하게 잡아낸다. 무거운 침묵 속에 낮은 숨소리와 입맞춤 소리만 새어 나온다.

    나오코가 자신의 비밀을 털어놓는 장면은 이 영화의 백미다. 어스름한 여명,초원에서 강한 바람을 맞으며 빠른 걸음으로 서성대며 깊은 고통을 표출하는 모습에서는 날것의 감정을 생동감 있게 전달한다.

    와타나베와 나오코 곁으로 흐르는 맑은 계곡물과 눈 덮인 산하는 너무나 깨끗해 곧 더럽혀질 것만 같다. 그것은 청춘기의 순수함이자 연약함을 의미한다. 이런 분위기에서 강렬한 욕정이 스며들 여지는 적다. 오히려 감정적으로 덜 친밀한 미도리와 와타나베가 눈발 속에서 대화하는 장면에서 로맨틱한 분위기가 풍긴다. 두 사람은 각자 다른 남녀와 사랑의 아픔을 겪고 있다. 그것을 극복한 뒤에야 진짜 사랑을 할 수 있다는 메시지일까.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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