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가는 창업 · 자영업 전국 로드쇼' 마지막날인 14일 인천 연수구청에 마련된 상담장에는 오전 10시부터 자영업자와 예비창업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가게를 찾아가는 방문 컨설팅은 옥련시장에서 집중적으로 이뤄졌다.

50여개 점포와 노점상이 모인 옥련시장은 멀리는 청량산,가까이는 아파트단지에 둘러싸인 전형적인 '항아리상권'으로 인천 전통시장 중 장사가 잘되기로 첫손가락에 꼽히는 곳.그러나 연수구 자영업 시장도 전반적으로는 침체 상황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최재희 한경자영업지원단장은 "이곳 자영업 시장의 젖줄 역할을 하는 남동공단과 아파트단지 손님들이 지갑을 닫고 있는 탓"이라고 침체의 원인을 진단했다.

옥련시장은 시장 지붕을 덮는 아케이드 설치를 위한 막바지 공사가 한창이었다. 간판 재설치와 주차장 정비작업을 마친 이 시장은 이달 안에 지붕공사도 마무리,연수구의 '대표 시장'을 지향하고 있다고 상인들은 강조했다.

시장 안에서 생선가게 '장터수산'을 운영하는 라경수 사장(45)은 "인근에 대형마트가 개점한 뒤 매출 성장이 주춤한 상태였는데 일본 대지진 여파로 생선에 대한 불안감까지 높아져 고민"이라고 말했다. 2006년 4월 문을 연 장터수산은 20㎡(약 6평) 넓이의 소규모 점포.시장을 둘러싼 아파트단지의 탄탄한 고객층을 기반으로 월 3000만원 이상의 매출을 내고 있다. 주부들에게 생선 조리법을 알려주고 후하게 덤을 주는 등 단골고객을 친절하게 응대하는 역할은 사장의 처제인 조연희 씨(39)가 도맡고 있다.

컨설팅에 나선 윤태용 F&B창업경영연구소장은 "신선식품의 안전성에 대한 고객들의 눈높이가 까다로워진 만큼 재래시장의 약점을 적극적으로 극복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장터수산은 매대에 얼음을 깔고 상품을 진열하고 있는데,점포 뒤편에 별도 냉장시설을 갖춰 청결한 이미지를 줘야 한다는 설명이다. 윤 소장은 "신선도 높고 맛있는 생선으로 보이게 하려면 좌판 위에 할로겐 조명을 설치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컨설턴트들은 옥련시장 인근에 기업형 슈퍼마켓(SSM) 등이 진입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시장 전체의 경쟁력을 더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사순 신사순경영컨설팅연구소장은 "라 사장 같은 젊은 상인들이 옥련시장에 혁신 바람이 불도록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윤 소장도 "시장 상인들은 서비스를 업그레이드해야 한다고 생각은 하지만 행동으로 옮기는 경우는 10%뿐"이라며 "정부가 시장의 시설 현대화를 위해 갖가지 노력을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상인들의 의식 변화"라고 강조했다.

한경자영업지원단은 지난 4일 경기 포천시를 시작으로 전국 10개 도시에서 컨설팅 로드쇼를 진행,모두 1000여곳의 가게를 방문해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했다.



인천=강창동 유통전문/임현우 기자 cd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