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조산업 주식투자로 3년 만에 100억원 가까이 수익을 낸 한 개인 '큰 손' 투자자가 이번엔 코스닥 기업 엠텍비젼 지분을 대거 매집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하림상사 대표를 맡고 있는 김순건 씨는 가족과 함께 2008년부터 엠텍비젼 지분을 사모으기 시작, 최근 보유주식이 131만8504주(지분율 8.83%)까지 늘었다.

김 씨는 2008년 사조산업 주식을 2만8000원 장내외에서 집중 매집, 31만9054주(6.38%)를 확보한 큰 손 투자자다. 그는 이 지분을 현재까지 보유 중이다.

사조산업의 이날 종가가 5만6800원인 것을 감안하면 이 한 종목 투자로 3년 만에 90억원 가량의 평가이익을 냈다. 그가 보유한 사조산업의 지분가치는 약 181억원이다.

김 씨가 이번에 엠텍비젼 지분을 대거 늘린 것은 "최근 회사 가치에 비해 주가가 터무니 없이 빠졌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실제 엠텍비젼 주가는 올 들어 내내 부진한 흐름이다. 지난 1월 고점(8900원)과 견주면 60% 넘게 하락했다. 실적이 크게 악화된 탓이다.

엠텍비젼은 지난해 175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순손실도 216억원에 이르렀다. 매출은 2009년 1346억원에서 지난해 807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이같은 실적 부진에도 김 씨가 지분을 대량 취득한 것은 향후 성장성이 매우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엠텍비젼이 자금을 쏟아부어 개발 중인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는 휴대폰의 두뇌 역할을 한다. 때문에 회사가 경쟁력 있는 AP를 내놓는다면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과 함께 커갈수 있다.

엠텍비젼은 과거 기능이 비교적 단순한 피처폰 칩 설계 부문에서 삼성 LG RIM 등 글로벌 기업으로부터 경쟁력을 인정받으므로 고부가 AP 개발에도 성공할 수 있을 것으로 김 씨는 보고 있다.

그는 "우리나라 기업이 스마트폰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서는 AP 개발이 필수고, 이 역할을 엠텍비젼이 주도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엠텍비젼은 김 씨의 지분투자 소식 등에 힘입어 7거래일 만에 상승 반전, 전날보다 220원(7.83%) 오른 303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