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국내 증시가 옵션만기일(14일)에 대한 경계심을 떨치고 반등하는 데 일단 성공했다.자동차와 전기전자업종 등 수출주가 선전하며 지수를 끌어 올렸다.

하지만 옵션만기일에 외국인이 매물을 쏟아낼 가능성을 여전히 배제할 수 없는데다 삼부토건 회생절차개시(법정관리) 신청의 여진도 남아있어 당분간 신중한 투자전략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14일 시카고상업거래소(CME) 연계 코스피200 선물 글로벌 거래에서 외국인은 628계약 순매도했다.

코스피지수는 13일 32.52포인트(1.56%) 오른 2121.92로 마감하며 사흘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전날 20거래일만에 순매수 행진을 멈춘 외국인은 이날 오전까지 현물과 선물을 동시에 팔아 치웠다.조정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면서 선물시장이 약세를 보이자 프로그램 차익거래에서도 매물이 쏟아졌다.

하지만 오후 들어 분위기가 반전됐다.시가총액 상위종목이 뒷심을 발휘하며 일제히 상승했다.삼성전자가 2.15% 현대차가 6.25% 오르는 등 시총 상위 20개 종목 중 두 종목을 빼고 모두 상승세로 마감했다.외국인과 기관이 동시에 사들인 LG디스플레이(2.23%) 삼성전기(2.17%) 등 전기전자업종 내 종목들도 선전했다.

외국인이 장 막판에 ‘사자’를 강화하며 170억원 순매도에 그쳤고 선물시장에서도 2266억원 매수 우위로 돌아섰다.코스닥지수는 3.59포인트(0.68%) 뛴 528.70으로 장을 마쳤다.

전날 삼부토건 사태의 악영향을 받지 않을까 우려됐던 건설주는 중견건설사와 대형건설사가 차별화되는 모습을 보였다.삼부토건과 함께 헌인마을 프로젝트를 공동 추진했던 동양건설산업이 840원(9.49%) 밀린 8010원에 장을 마쳤다.반면 GS건설 대우건설 등 대형건설사들은 상승세를 보여 건설업종 지수를 0.22% 끌어올리는 데 힘이 됐다.동양건설과 함께 시장의 우려섞인 시선을 받고 있는 진흥기업은 모기업 효성의 지원 등에 대한 기대감으로 5.53% 급등했다.

전문가들은 일단 옵션만기일이 마무리된 이후 증시 방향성이 명확해질 때까지는 신중한 투자자세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한범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외국인들의 ‘스탠스’가 ‘사자’쪽인지,‘팔자’쪽인지 명확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옵션만기일을 넘기면 외국인들의 입장이 어느 정도 윤곽을 드러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투자방향을 명확히 설정하기 어려운 요즘 같은 때는 자동차 철강 화학 기계 조선 등 실적이 개선되고 있는 업종으로 범위를 좁혀 투자에 나서는 게 효율적”이라고 덧붙였다.

송경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3월 하순 이후 국내 증시에서는 저평가된 실적 호전 종목들의 코스피지수 대비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는 현상이 뚜렷하다”고 설명했다.그는 △메리츠화재(보험) △대상(음식료) △케에피케미칼·카프로(화학) △파라다이스(레저) 등을 업종별 대표적 저평가 실적 호전주로 꼽았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