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초점] 건설사 구조조정 속도붙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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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부토건이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건설업계에 퇴출 공포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프로젝트 파이낸싱 대출로 삼부토건 뿐 아니라 동양건설도 위기에 처했는데요, 현재 채권은행들과 막판 협상이 진행 중이지만 협상이 쉽지는 않아 보입니다.
자세한 내용 취재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채주연기자.
월드건설, 진흥기업, LIG건설 등에 이어서 이번에는 삼부토건이 법정관리를 신청했는데요.
우선 삼부토건, 어떤 회사입니까?
삼부토건은 도급순위 34위의 중견 건설삽니다.
1948년 설립돼 1965년 우리나라 첫 토목건축공사업 면허를 딴, 60년이 넘은 회산데요.
사세를 확장했던 70년대에는 건설업계 5위권을 넘보기도 했습니다.
지난해 매출액은 8천374억원, 순이익은 41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서울 르네상스 호텔을 비롯해 경주 콩코드호텔, 경주 밀레니엄파크 등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곳들을 계열사로 거느리고 있구요.
특히 최근 주택시장 침체로 대부분 건설사들이 타격을 받고 있는 것과 달리 삼부토건은 토목분야에서 꾸준한 실적을 내면서 경기 침체에도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란 기대를 받아왔는데요.
이렇게 법정관리까지 신청하게 된 것은 프로젝트파이낸싱 대출 때문입니다.
서울 서초구 내곡동의 헌인마을 도시개발사업을 위해 동양건설산업과 함께 4천270억원의 PF 대출을 받았는데, 만기일은 돌아왔지만 돈을 갚을 수 없어 법정관리를 신청한 겁니다.
동양건설은 도급순위 35위로, 34위인 삼부토건과 나란히 이름을 올리고 있는데요.
이번 사태로 중견 건설사 두 곳이 한꺼번에 퇴출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되고 있습니다.
대출 만기 연장이 안되면서 법정관리를 신청한 것인데, 채권은행들은 어떤 입장입니까? 이대로 법정관리에 들어가는 겁니까?
진흥기업 워크아웃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뇌관은 2금융권, 저축은행들이 쥐고 있습니다.
삼부토건의 PF대출 만기 연장에 대해 은행권은 기존대로 연장을 검토했지만 저축은행들은 추가 담보 없이는 연장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했습니다.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자 채권금융회사들로 구성된 대주단이 어제 오후부터 삼부토건과 재협상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대주단이 라마다 르네상스호텔을 담보로 요구했고, 삼부토건이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보이면서 협상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협상 결과에 따라 다음주 월요일 법원 최종결정 전에 법정관리 신청을 철회할 가능성이 있고 동양건설 역시 대출 연장을 대주단과 협의중이라고 공시했지만 긍정적인 결과를 이끌어내긴 쉽지 않습니다.
저축은행 업계는 번번이 부동산 PF대출 부실로 몸살을 앓아 왔기 때문에 이번과 같은 사태에 더욱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일부 증권사들도 삼부토건과 동양건설 프로젝트 파이낸싱에 대출을 해줬는데, 이번 사태는 건설업계 뿐 아니라 금융권에도 큰 파장을 일으킬 전망입니다.
관련 내용을 한창호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삼부토건 자금악화의 뇌관이 되버린 헌인마을 개발사업인 '우리강남PFV'의 삼부토건과 동양건설의 대출금액은 4천270억원.
헌인마을 프로젝트에는 국내 20여 금융기관들이 참여했고, 삼부토건과 동양건설이 PF금액의 절반인 2천135억원씩 대출을 받았습니다.
시중은행 관계자
"헌인마을 사업 PF규모가 4천억원 정도인데.3천억원 정도는 증권사 저축은행이다.저축은행은 후순위다"
2금융권인 증권사와 저축은행들이 헌인마을 개발사업에 대부분 참여한 것입니다.
이 가운데 삼부토건의 헌인마을 개발사업 금융권 대출 금액은 2천135억입니다.
문제는 선순위 채권자인 은행권의 대출 자금보다 저축은행과 증권사의 대출금액이 전체 금액의 80%에 달한다는 데 있습니다.
헌인마을 프로젝트파이낸싱에 국내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CP를 유동화시킨 ABCP의 형태로 925억원 투자했고, 상당수의 저축은행들도 후순위 대출 형식으로 PF에 발이 묶여 있는 상황입니다.
부실저축은행 사태로 홍역을 치룬 2금융권이 삼부토건과 같은 건설사 프로젝트파이낸싱 문제로 또 다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삼부토건, 동양건설 모두 상장사인데요. 주가 동향은 어떻습니까?
삼부토건의 경우 일단 법정에 회생절차를 신청했기 때문에 개시가 될지, 안될지 결정이 날 때까지는 주식 매매가 정지되는데요.
법정관리 신청에 대한 소문이 돌면서 이미 어제 하한가까지 내려갔구요.
동양건설 역시 어제 하한가까지 떨어진데 이어 오늘도 하락했습니다.
장중 워크아웃 신청에 대해 확정된 바 없다는 공시를 내놓으면서 주가 변동성이 확대됐고, 전일보다 9.5% 하락한 8천10원에 장을 마쳤습니다.
건설업계 전반에 불거진 위기감에 중견 건설사 위주로 주가가 약세를 보였지만 오늘 4대강 2단계 사업 추진계획이 발표된 덕에 관련 건설주가 큰 폭의 오름세를 보이면서 업종지수는 0.22% 소폭 상승했습니다.
증권시장에서는 건설업종에 대해 어떻게 진단하고 있습니까?
증시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로 불안감이 퍼지고는 있지만 오히려 '앞으로 살아남을 건설주'에 대한 비중을 늘릴 것을 추천하고 있습니다.
상장 건설사 36곳 중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를 신청한 건설사가 13개로 36%에 달하는데도 불구하고,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업계 구조조정이 이뤄져 생존 건설사를 중심으로 반사이익이 기대된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대신증권은 "법원이나 채권단 관리에 들어가면 미착공 PF 사업지와 우량 자산을 할인 매각하게 될 것"이라고 관측했는데요.
이들 업체는 공공 공사에서 입찰을 제한받거나 민간 주택사업 수주가 거의 불가능해지기 때문에 살아남은 건설사들은 신규수주 점유율이 높아지고 토지를 싸게 매입할 수 있는 기회를 잡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2분기까지 중견 건설사들의 유동성 리스크가 부각될 가능성이 높지만, 그래도 상장 건설사들 중에는 리스크에 노출될 곳이 거의 없다고 진단했습니다.
채주연기자 jychae@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