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베이터는 대규모 설비투자와 고도의 안전성이 필요한 분야다. 엘리베이터에 장착되는 부품만도 2만여개에 달한다. 게다가 진입장벽도 높다. 시장에 진출하는 순간 현대엘리베이터,오티스,티센크루프,미쓰비시 등 강자들을 상대해야 한다.

이처럼 글로벌 기업들의 전장으로 인식돼온 엘리베이터 시장에 뛰어들어 영역을 확대해나가고 있는 겁없는 중소기업이 있다. 2006년부터 엘리베이터를 만들어온 금영제너럴이 주인공이다.

이금기 금영제너럴 대표(사진)는 13일 "엘리베이터 부문 선두기업들과의 품질격차를 제로(0) 수준까지 좁혔다"며 "2020년까지 업계 선두에 올라서겠다"고 말했다. 금영제너럴은 지난해부터 국내 건설사를 대상으로 연이어 수주를 따내며 글로벌 기업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는 서울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주목받는 서울 잠원동의 '플로팅 아일랜드'다. 다음달 개장 예정인 이 건물에 금영제너럴의 'GYG엘리베이터' 7대가 들어간다. 이 대표는 "대우건설,두산건설 등 19개 국내 건설사와 승강기 설치를 위한 협약을 맺은 상태"라고 말했다.

그가 엘리베이터 사업에 뛰어든 것은 섬유사업을 하던 1996년이다. 섬유사업의 변동성이 심하자 '꾸준히 한 길을 갈 수 있는 사업'을 찾아야겠다고 마음 먹던 중 우연히 해외 박람회에서 미국 홀리스터 휘트니사의 '로프그리퍼'를 보고 엘리베이터 사업을 하기로 결심했다. 로프그리퍼는 승강기에 문제가 생기면 로프를 붙잡아 추락이나 급상승을 막는 제동장치다.

홀리스터 휘트니사로부터 아시아 판권을 받아 로프그리퍼를 생산 · 판매하던 금영제너럴은 2002년 기술이전 계약을 맺고 국산화했다. 로프그리퍼는 해외에서도 품질을 인정받아 미국 중국 일본 등 10여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2006년에는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엘리베이터 완성품 사업에 뛰어들었다.

양질의 국산 부품만 쓰는 엘리베이터로 입소문이 나면서 건설사들도 금영제너럴의 'GYG 엘리베이터'를 눈여겨보기 시작했고 하나 둘씩 협력 관계를 맺자고 제안해왔다. 지난해 금영제너럴이 생산한 승강기는 총 140여대.지난해 매출은 180억원,영업이익은 41억원을 기록했다. 해외 진출에도 적극 나서 방글라데시 요르단 등에 연 500만달러어치를 수출하고 있다. 이 대표는 "올해 경기 파주에 연면적 2만9126㎡ 규모의 공장이 완공되면 연간 1만대가량의 엘리베이터를 생산할 수 있게 된다"며 "생산 능력 면에서도 글로벌 기업들을 추격할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고 말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