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이 15일 내놓을 예정인 '신라면 블랙'에 라면 애호가는 물론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2일 식품·유통업계에 따르면 신라면 블랙은 4봉지를 한 묶음으로 대형마트에서 5280원에 판매된다. 개당 가격으로 보면 1320원으로 기존 신라면(개당 584원)보다 2.3배 정도 높다.

신라면 블랙은 국내 라면시장 1위인 농심이 신라면 출시 25주년에 맞춰 '명품급'을 표방하면서 내놓은 제품으로 우골 설렁탕에 착안, 영양균형을 맞췄다는 게 농심의 설명이다.

그간 개당 1000원 이상의 고가 라면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지난해 말 나온 농심 소고기짜장면과 뚝배기설렁탕이 개당 1660원에, 올해 2월 출시된 풀무원생라면이 1150원에 팔린다.

신라면 블랙이 이들 제품보다 더 시선을 끄는 것은 신라면이 대형마트를 기준으로 전체 봉지라면 판매량의 25% 정도를 차지하는 '부동의 1위'이기 때문이다.

신라면을 찾는 소비자가 절대적으로 많은 상황에서 신라면 특유의 얼큰한 맛을 그대로 유지한 '신라면 계열'의 고급형 제품은 판매 비중이 미미한 다른 고가 라면과 시장에 주는 영향력과 차원이 다르다.

관련업계에선 신라면 블랙의 판매가 꾸준히 늘어난다면 라면값이 동반 상승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관측하고 있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라면시장은 신라면이 주도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1000원이 넘는 신라면 블랙이 성공을 거둔다면 경쟁사도 뒤따라 비슷한 라면을 출시하면서 전체적으로 가격 상승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유통업계 관계자는 "농심이 정부와 여론의 압박을 피해 기존 라면값을 올리는 대신 아예 가격을 높인 고급형을 내놓았다고 본다"며 "신라면의 비중으로 볼 때 소비자의 라면가격에 대한 심리적 한계선도 올라가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농심은 모처럼 내놓은 '야심작'이 가격문제에 휩싸이지 않기를 바라는 눈치다.

농심 관계자는 "라면의 강점이 합리적인 가격이긴 하지만 이제 소비자가 라면도 건강보양식품이 되길 바라는 기대가 크다"며 "신라면 블랙은 기존 라면의 개념을 뛰어넘어 이런 기대에 부응하는 새로운 개념의 라면"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신라면 블랙이 지니는 가치를 소비자가 직접 평가해보면 다른 라면의 가격을 올리는 빌미는 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농심은 출시와 함께 톱스타가 등장하는 TV, 신문광고를 준비하는 등 대대적인 '명품 라면' 마케팅을 벌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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