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업계 인수 · 합병(M&A)의 귀재로 알려진 '두 명의 박성훈'이 연달아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박성훈 전 이노버티브홀딩스 대표(44)가 지난해 주가조작,횡령 등 혐의로 법원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데 이어 나이까지 같은 동명이인의 박성훈 글로웍스 대표(44)도 유사 혐의로 검찰 출석을 앞두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3부는 박성훈 글로웍스 대표가 회사의 해외 자원개발 추진과정에서 주가를 조작하고 회삿돈을 빼돌린 의혹을 수사 중이다. 검찰은 박 대표가 2009년부터 몽골 금광 개발을 추진하면서 허위 정보를 띄워 주가를 조작,거액의 부당이득을 챙기고 회사자금을 빼돌려 유용한 의혹을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번주 그를 소환해 관련 혐의를 추궁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글로웍스는 11일 보도자료를 내고 "2010년 9월부터 검찰조사가 진행 중"이라면서도 "주가조작 및 부정거래로 인한 이득,대표이사의 횡령 혐의는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글로웍스는 "2009년 주가가 많이 올랐지만 인위적으로 조종한 게 아니며 소명자료도 검찰에 계속 제출하고 있다"며 "박 대표는 벅스를 운영할 당시 오히려 음반업계와의 합의를 위해 주식과 경영권을 무상으로 제공하는 등 수백억원의 구상권을 행사할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2000년 온라인 음악사이트 '벅스뮤직'을 창업해 벤처 성공신화를 이뤘으며 2007년 9월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다. 이후 벅스뮤직 사이트 영업권은 네오위즈에 매각돼 사명이 글로웍스로 바뀌었으나 박 대표는 글로웍스 지분을 늘려 2009년 다시 대표 자리에 올랐다. 박 대표는 글로웍스를 자원개발업체로 전환해 몽골 금광개발과 카자흐스탄 국민주택 보급사업을 추진해왔다. 검찰은 글로웍스를 비롯해 코스닥 업계 전반의 해외 자원개발 비리 의혹을 들여다보고 있다.

박성훈 전 이노버티브홀딩스 대표는 코스닥 상장사를 포함해 모두 6개 회사를 차례로 인수한 뒤 회사 자금 1132억여원을 빼돌린 혐의 등으로 지난해 11월 징역7년형을 선고받았다. 코스닥 업계에서 한때 "두 명의 박씨가 투자하면 무조건 믿고 따라가야 한다"는 말까지 나왔던 두 사람은 말로(末路)도 닮아가는 모습이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