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코엔터프라이즈(코코)가 다시 움직이고 있다. 코코는 지난 8일 전날보다 4.31%(400원) 오른 9670원에 마감됐다. 이날 골덱스코리아가 카메룬 현지 금광을 개발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코코에도 다시 관심이 쏠렸다.

코코는 작년 12월17일 모회사인 CNK마이닝이 카메룬에서 다이아몬드 개발권을 확보했다고 발표했다. 추정 매장량은 4억2000만캐럿으로 전 세계 연간 생산량의 2.5배에 달한다고 밝혔다. 3085원(작년 12월9일)에 불과했던 주가는 1만8350원(1월11일 장중)까지 급등했다. 최근엔 9000원대에서 맴돌고 있다.

시장에서는 현재 회사가치로만 보면 추가 상승 가능성이 낮지만 다이아몬드 개발사업의 실체가 어떨지에 따라 주가 움직임이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회사 측,"예정대로 사업 진행 중"

코코는 당초 발표한 대로 다이아몬드 개발사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 2월엔 크레디트스위스에서 채굴장비 구입자금으로 1000만달러를 대출받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오덕균 코코 회장은 "정밀탐사를 돕기 위해 광업진흥공사 임원 출신 2명을 채용해 현장으로 보냈다"며 "정밀탐사 준비작업 과정에서 획득한 다이아몬드를 이르면 6월부터 국내에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동일 광맥이 연결돼 있는 콩고에서는 이미 상업생산에 들어간 만큼 사업성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올 9월까지는 확정매장량을 발표하고 오해를 해소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른 관계자는 "오차를 감안해 실제 채굴이 가능한 깊이의 절반 정도만을 추정 매장량으로 산출했다"며 "실제 매장량은 7억캐럿 이상일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작년에 발표한 사업은 차질 없이 예정대로 진행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일부에선 "매장량도,진행상황도 의문"

일부 시장 관계자들은 코코의 추정 매장량 발표에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추정 매장량의 근거로 투자자들이 믿고 있는 것은 외교통상부의 공식 보도자료와 유엔개발계획(UNDP) 조사,충남대 탐사팀의 탐사결과 등이다. 외교부는 지난해 12월 CNK마이닝의 개발권 획득 소식을 발표하며 추정 매장량을 '최소 4억2000만캐럿'이라고 명시했다. 하지만 매장량 산출 근거를 묻는 질문에 "회사와 카메룬 정부의 발표를 인용했을 뿐"이라고 답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자원개발 사업이 원래 100% 확실한 것은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1990년대 중반 실시된 UNDP조사에서는 다이아몬드 매장 사실은 밝혔으나 매장량은 확인하지 못했다. CNK마이닝 관계자도 "UNDP에서는 매장량을 확인할 수 있는 발파조사는 하지 않았다"고 인정했다.

충남대 조사팀의 탐사와 관련해 충남대 측은 "김원사 지질환경과학과 교수가 개인적으로 참여한 것으로 관련 내용을 아는 사람은 학교에 없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2008년 10월 뇌졸중으로 급사해 다음해 5월 카메룬 정부에 제출한 최종탐사보고서는 오 회장이 혼자 마무리했다. 결국 탐사과정을 설명해 줄 객관적인 제3자는 아무도 없는 상황이다. 이러다 보니 코코가 추정 매장량을 부풀려 발표하지 않았느냐는 의문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

아프리카에서 금광을 개발하고 있는 A업체 관계자는 "다이아몬드 채굴은 장비구입에만 수백억원이 드는데 CNK마이닝의 준비는 아직 미흡한 것으로 안다"며 "연내에 본격 생산에 들어가기에는 불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울회계법인은 지난달 31일 "코코는 작년 영업손실 15억원에 당기순손실 49억원을 기록, 회사의 존속 능력에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는 감사의견을 내놨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