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산업 기상도] 반도체ㆍ기계ㆍ車ㆍ정유… 악재 먹구름 속 '희망의 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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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전망이 불투명하다. "
일본 대지진 여파,중동 민주화 시위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물가 급등,유럽 재정위기 등이 겹치면서 "경기 흐름을 가늠하기 어렵다"는 기업들의 하소연이 커지고 있다. 각종 악재들이 먹구름처럼 몰려오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 당국의 정책기조마저 급선회,경기전망을 더욱 불투명하게 만들고 있다.
◆커진 불확실성…널뛰는 기업경기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7일 "경제부처의 제1의 목표는 물가 잡는 것"이라며 "기업과 개인이 소비를 줄이는 것이 (고유가 시대를) 극복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물가안정을 위해 내수경기를 희생할 수 있음을 내비친 것으로 전문가들은 풀이하고 있다.
그동안 성장을 위한 고환율 · 저금리 정책이 저환율 · 고금리 기조로 바뀔 것이라는 얘기다. 한국은행이 금리를 추가로 올릴 것으로 예상되는 등 경기 하락의 불안감은 산업현장의 곳곳으로 퍼지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미국 중국 등 대외 경제여건이 비교적 양호하다는 점이다.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지만 업종별 경기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반도체 · 자동차 · 정유업종은 비교적 밝은 편이다. 항공 · 해운,LCD(액정표시장치) 등은 대체로 흐릴 것으로 전망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매달 발표하는 기업경기실사지수(BSI:Business Survey Index) 4월 전망치가 한 달 만에 다시 100 아래로 떨어졌다. 전경련은 매출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벌여 BSI를 산출한다. BSI가 100을 넘으면 경기가 호전될 것으로 전망하는 기업이 더 많다는 의미이고,100을 밑돌면 그 반대라는 뜻이다.
전경련 4월 BSI는 99.3이었다. 지난 3월의 113.5에 비해 크게 하락했다. 지난 2월 BSI가 98.0으로 17개월 만에 100 아래로 떨어진 뒤 지난달에 일시 반등했다가 다시 내려간 것.기업들의 경기전망이 어두워진 것은 리비아 내전 등 중동 사태와 일본 대지진 등에 따라 향후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고조된 때문으로 전경련은 분석했다.
◆반도체 · 정유는 '맑음'
대한상공회의소가 이달 초 발표한 '2분기 산업기상도'조사에 따르면 반도체 기계 정유 전자업종의 전망은 대체로 밝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는 일본 지진에 따른 수급 불균형으로 메모리 가격 반등이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관측됐다.
삼성전자의 1분기 실적이 이를 뒷받침한다.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은 2조9000억원으로 2009년 3분기 이후 7분기 만에 3조원 아래로 떨어졌지만 반도체 부문이 그래도 버팀목 역할을 했다. 반도체 부문 이익은 1조7000억원을 차지했다.
정유업종 역시 일본 정유시설 가동중단의 반사이익을 누릴 것으로 전망됐다. 주요 수출국인 중국과 동남아의 경제성장으로 석유류 수요가 확대되면서 수출증가세가 예상되고 있다.
기계업종은 자동차 반도체 등 전방산업의 설비투자 확대로 기계장비 수요가 지속되고 있어 경기전망이 밝은 편이다. 특히 중국 인도 등 신흥국에 대한 수출이 호조를 보일 전망이다. 일본 지진여파로 부품조달에 영향을 받을 수 있지만 피해는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자동차 업종도 괜찮은 편이다. 국내 완성차 5개사의 지난 3월 내수및 수출 실적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내수는 현대 아반떼 · 그랜저,기아의 모닝,쌍용의 코란도C 등 신차와 한국GM의 쉐보레 브랜드 도입 등의 효과로 전년 동월에 비해 8.4% 늘어난 13만4079대를 기록했다.
◆항공 · 해운,석유화학은 '다소 흐림'
석유화학 업종의 전망은 다소 우울하다. 중동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고유가에 따른 원가부담이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일본 지진 여파로 일본산 원료와 촉매 등 원 · 부자재 조달이 차질을 빚고 있는 것도 부담이다.
해운업계는 국제유가가 고공행진을 지속하면서 울상이다. 계절적 비수기에다 기름값까지 연일 오르면서 1분기에 적자를 본 해운사가 나올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건설업종은 침체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지방을 중심으로 한 주택건설 경기는 점차 회복될 것으로 예상됐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