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금값이 이틀째 사상 최고가 기록을 갈아치웠다. 달러화 약세, 안전자산 선호 현상, 인플레이션 우려 등 다양한 요소가 금값을 떠받치고 있는 추세다.

6일(미국 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금 6월 인도분은 전날보다 6달러(0.4%) 오른 온스당 1458.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금값은 장중 한때 온스당 1467달러까지 치솟았다.

금값이 고공행진하는 첫 번째 요인은 달러화 약세다.

유럽중앙은행(ECB)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며 유로대비 달러화는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날 미국 뉴욕 외환시장에서 유로대비 달러환율은 장중 1.4349달러까지 치솟으며 지난해 1월 이후 최고 수준을 보였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0.35포인트(0.46%) 하락한 75.53을 기록했다.

최근 안전자산 선호현상으로 투자자금이 금 시장에 유입된 것도 금값 상승을 이끌었다.

이날 칼레드 카임 리비아 외무차관은 반군이 무기를 버리면 개혁 문제를 논의할 수 있다고 밝혔지만 반군은 카다피와 그 아들들이 퇴진한 뒤에야 정부와 대화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로 인해 중동지역의 정전불안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 것.

또 6일 블룸버그통신 보도에 따르면 포르투갈의 국가신용등급이 한 번에 3단계나 강등되며 한동안 잠잠했던 유럽 재정위기가 다시 부상하고 있다.

지난해 포르투갈의 재정적자는 국내총생산(GDP)의 8.6%에 달했다. 당초 목표치인 7.3%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특히 이달에는 42억 유로, 오는 6월에는 49억 유로를 상환해야 하는 실정이라 위기감이 더 고조되고 있다.

미국의 린드 월독(Lind-Waldock) 아담 클로펜타인(Adam Klopfenstein) 애널리스트는 "중동 지역의 정세불안과 포르투갈의 재정위기가 큰 문제로 부상했다"며 "안전자산 수단으로 금과 은에 대한 수요가 살아있다"고 말했다.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도 금값을 끌어올린 요소다.

중국이 물가인상을 잡기 위해 금리를 인상한 데 이어 이날 유럽중앙은행도 금리인상을 시사했다.

앞서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도 "인플레이션을 주시해야 한다"며 금리 인상 가능성을 내비쳤다.

선성인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세 요인이 금값 상승을 이끌고 있는 것은 맞지만 각각 상충되는 부분도 있다"며 "유럽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지금 금은 상승쪽에만 배팅하는 것 같다"며 "값이 가파르게 오른 측면이 있는 만큼 새로운 투자상품이 부상하거나 하락 요인이 발생하면 대폭 떨어질 수도 있다"고 그는 전망했다.

이날 은값도 31년래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은 5월 인도분은 20.4센트(0.5%) 오른 온스당 39.38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은값은 장중 한때 온스당 39.785달러까지 치솟았다.

선 애널리스트는 "은이 금값 상승을 따라가는 모양새"라며 "전기동 가격이 한풀 꺾인 것으로 보아 은값 상승은 산업용보다 귀금속 투자수단으로 부상하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ali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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