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매수세가 다소 둔화되면서 코스피지수가 재차 숨을 고르고 있다.

장 초반 외국인이 매도 우위를 나타내면서 외인이 끌어올린 증시의 이후 전망에 대해 불안이 가중된 상황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외국인 매수기조가 현 시점에서 매도세로 급선회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데 보다 무게를 두고 있다.

6일 코스피지수는 장 초반 2132.01까지 뛰어 최고치를 경신한 후 보합권에서 눈치보기 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오전 10시57분 현재 전날보다 1.00포인트(0.05%) 내린 2129.33을 기록 중이다.

장 초반 매도 우위를 기록했던 외국인 투자가가 363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하고 있지만 매수 강도가 다소 약화된 모습이다. 최근 외국인은 지난 5일까지 15거래일 연속 사들이면서 이 기간 4조646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했다.

증권업계에선 외국인 입장에서 한국증시가 다른나라 대비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수준) 매력이 높기 때문에 추가적인 매수 기조가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지수 12개월 선행 기준으로 국내증시의 PER(주가수익비율)은 9.8배로 선진국(12.1배), 이머징(10.8배), 미국(13.0배), 인도(14.3배) 등에 비해 여전히 낮다.

경험적으로 종전 외국인 순매수 사례에 비춰 외국인 매수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왔다.

최동환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이번을 제외하고 2009년 3월 이후 외국인 투자가가 주식을 15일 이상 연속으로 순매수한 세 번의 경험상, 외국인은 평균 20일 정도 연속 순매수를 지속했고, 이 기간 평균 7조원 수준의 누적 순매수를 기록했다"면서 "종가 기준 5일선 이탈 이전까지 강세 마인드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최근 유입된 외국계 자금의 경우 중장기 성격이 주류를 이루고 있어 매매패턴에 급격한 변화가 나타날 가능성은 낮다는 의견도 있다. 지난달 헤지펀드의 비중이 높아 상대적으로 단기성 자금이 많은 유럽계 자금이 빠져나가고 중장기 자금 비중이 높은 미국계 자금의 유입이 진행됐기 때문에 질적인 개선이 긍정적이란 평가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 자금은 국내주식을 1조2728억원 순매수했고, 중국도 2005억원 매수 우위를 기록해 지난해 11월 이후 5개월 연속 '사자'세를 이어갔다. 반면 프랑스(-5500억원), 영국(-5391억원), 독일(-4970억원), 네덜란드(-4457억원) 등은 '팔자'에 나섰다.

세계 자금이 신흥국가 증시로 유입될 수 있는 여건이 형성되고 있다는 점도 추가 유입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곽중보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미국의 QE2(2차 양적완화)와 일본의 양적완화, ECB(유럽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전망 등으로 달러가 약세를 나타낼 것"이라며 "이에 따른 비달러화 자산에 대한 수요 증가로 신흥국가 시장이 수혜를 입을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증시를 끌어올린 주요 수급 주체가 외국인이었던 만큼, 이후에도 외국인 동향을 주시한 투자전략 수립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이종성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는 "주도업종의 교체과정은 외국인의 수급변화로부터 나타나는데 외국인은 이번주 들어 전기전자와 철강금속, 금융, 건설 업종에 대해 순매수 비중을 늘렸다"면서 "이들 업종이 향후 주도업종으로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