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표 첫 여성임원 서동순씨…2년만에 흑초 매출 17배 튀겨 '대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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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출 위기에 처한 흑초 ‘백년동안’의 매출을 2년 만에 17배 키웠지요. 비결이 뭐냐고요? 체험단 1만명에게 제품을 공짜로 제공해 '잡숴보시고 본대로 느낀대로 입소문 좀 내달라'고 했지요."
최근 샘표식품의 창사 65년 만에 처음 여성 임원으로 발탁된 서동순씨(46)는 자신이 임원으로 승진한 배경을 이처럼 담담하게 설명했다.
이 회사는 3년 전인 2008년 초 흑초로 통칭되는 발효식초음료인 '마시는 흑초'를 내놓고 이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그러나 한해 동안 성적은 15억원의 매출에 그쳤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 점유율이라고 '명함'을 내밀기도 쑥쓰런 형편.
"당시 회사 내부에서 '이 사업을 접자'는 말이 나오는 등 뒤숭숭한 분위였습니다. 그런데 느닷없이 '리서치팀'에 근무하던 제게 마시는흑초의 '마케팅 책임을 맡으라'는 명령이 떨어졌어요. 아마도 당시의 기대감은 '밑져봐야 본전'이었던 것으로 보였어요."
이는 사실 서씨의 이력에서도 나타난다. 그는 샘표식품 출신도 아니고 마케팅도 전문가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1989년 파스퇴르유업 기술연구소에 들어간 이후 16년 간 연구직에 종사했으며 샘표식품에 다니기 전엔 두산R&D에서 근무했다.
그는 이 제품의 마케팅 책임을 맡으면서 곧바로 완전히 탈바꿈하는 전략을 구사했다. 제품 이름부터 바꿨다. '백년동안'이선택됐다. 이는 소비자에게 쉽게 불릴 수 있고 건강음료의 이미지를 반영한 것.
“그 후 택한 마케팅 방법이 '입소문'이었어요. 제품의 맛만은 자신 있었기 때문이지요. 체험단 1만명을 모집했어요. 제1소비자인 유통업계 관계자들에겐 직접 손으로 편지를 써 발효식초의 효능도 알렸고요. 체험단이 느낀 맛과 효능이 입에서 입으로 퍼지니 매출이 뛰기 시작했지요."
제품 판매액은 2009년에 50억원에 달했다. 지난해엔 250억원으로 급성장했다. 이에 따라 마시는 식초시장 점유율 1위인 대상 청정원의 ‘마시는 홍초’와의 격차도 크게 좁혔다.
조사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5월 기준 백년동안의 시장점유율은 21%로 2009년 12.1%보다 8.9%포인트(P) 성장했다.
서 이사는 올 한해 백년동안의 매출을 지난해대비 160%가 늘어난 400억원대로 늘린다는 목표다. "발효식초음료 '백년동안'을 이름 그대로 백년동안 사랑 받을 수 있도록 만들고 싶어요."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ali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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