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부 타이즈에서도 수백명 부상…예멘 정부-야권, GCC 주재 협상 참여키로

33년째 장기 집권 중인 알리 압둘라 살레 예멘 대통령을 지지하는 친 정부 시위대가 반 정부 시위대를 지지하는 군부대와 충돌, 3명이 숨지고 56명이 다쳤다고 AP통신이 5일 전했다.

시위대에 따르면 살레 대통령을 지지하는 사난 부족은 무장차량 30여 대를 동원하고 이날 수도 사나의 예멘 육군 제1기갑사단 본부를 방문했다.

1기갑사단은 지난달 21일 반 정부 시위 지지를 선언한 알리 모흐센 알-아흐마르 소장이 이끄는 부대다.

사난 부족의 지도자들은 이날 모흐센 소장을 만나 시위 지지 선언을 철회하고 부대로 복귀할 것을 요청했지만 결론이 나지 않았고, 이후 양측 간 교전이 발생했다고 시위대는 전했다.

모흐센 측근은 이날 충돌이 모흐센 소장을 암살하기 위한 시도로 보인다고 비난했다.

남부 타이즈 지역에서는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 수백 명이 다쳤다고 아랍권 위성 보도채널 알-자지라가 전했다.

경찰은 시위대 해산을 위해 곤봉을 휘두르고 최루탄을 쐈으며 시위대는 이에 돌을 던지며 저항했다.

타이즈 지역은 전날 시위 중 경찰의 발포로 17명이 숨지는 등 최근 들어 예멘에서 시위가 가장 격렬하게 진행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와 함께 남부 아비안주의 로데르 지역에서는 군인 2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당국은 잔혹한 처형 방식으로 군인들이 살해된 점으로 미뤄볼 때 알-카에다가 지난달 정부군의 공격에 대한 보복으로 이들을 살해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예멘 정부와 야권은 모두 걸프협력협의회(GCC)의 중재 협상에 참여할 방침을 밝혔다.

아부바크르 알-키르비 예멘 외무장관 대행은 "우리는 GCC의 개입을 환영하며 정부는 사태 해결을 위해 걸프 형제국들의 제안을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예멘 야권연합체의 모하메드 카탄 대변인도 "GCC가 주관하는 협상에 참여할 것"이라며 "그러나 어디까지나 '권력 이양'과 관련한 현안에 대해서만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등 아라비아반도 6개국으로 구성된 GCC는 예멘 시위사태 해결을 위한 협상을 중재하겠다고 지난 4일 제안했다.

협상 장소는 사우디 수도 리야드로 결정됐지만 협상 개시일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중재 협상 추진과는 별도로 살레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국제사회의 압박은 더욱 확산됐다.

캐서린 애슈턴 유럽연합(EU) 외교ㆍ안보정책 고위대표는 성명을 통해 "(정부의) 과격한 진압으로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했다는 소식에 깊이 우려한다"며 "현재의 위기를 해소하고 개혁의 '길'을 닦으려면 즉시 정권 이양이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또 네덜란드 정부는 4일 각료회의를 열어 예멘 정부와 연계된 구호단체에 정부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네덜란드 정부가 구호단체 등을 통해 예멘에 제공해 왔던 연간 2천400만유로(약 360억원)의 개발 원조금 가운데 3분의 2에 가까운 1천500만유로의 집행이 이뤄지지 않게 됐다.

(두바이연합뉴스) 강종구 특파원 iny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