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이틀만에 갈아치우며 거듭 새 역사를 써내려 가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단기급등에 따른 심리적 부담은 있지만 글로벌 경기회복과 원화 강세에 따른 외국인 매수기조로 볼때 추가 상승을 점치고 있다.

5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4.56포인트(0.69%) 오른 2130.43으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 1일 기록한 종가기준 최고가인 2121.01을 넘어선 것이다.

이날 시가총액은 1194조5936억원으로 지난 최고치 기록(1189조4732억원)을 5조원 이상 앞질렀다.

미 증시가 기업들의 M&A(인수·합병) 소식에도 혼조세로 마감한 상황에서 이날 지수는 강보합으로 출발한 뒤 보합권에서 갈팡질팡했다. 장 후반 외국인 순매수 규모가 확대되고 기관 매도세가 주춤해지자 상승폭을 다시 확대, 2130선마저 넘어섰다.

외국인은 선, 현물 시장에서 동시에 '사자'에 나서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외국인은 2047억원 순매수하며 15거래일째 매수 우위를 보였다. 15일간 외국인의 누적 순매수 규모는 4조514억원으로 4조원을 넘어섰다.

투신(자산운용사)를 중심으로 한 기관과 개인은 각각 558억원, 1416억원 매도 우위였다.

선물 시장에서도 외국인은 837계약을 사들이며 베이시스(선·현물 가격차)를 개선시켰다. 이에 따라 차익과 비차익 모두 매수세가 들어오면서 전체 프로그램은 4077억원 순매수를 기록했다.

코스닥지수도 연일 지속되고 있는 외국인의 '러브콜'에 연고점을 새로 썼다.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2.76포인트(0.52%) 오른 537.66으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 1월15일 기록한 종가 기준 연고점(535.43)을 넘어선 것이다.

전문가들은 기술적 조정 가능성은 있지만 추세는 여전히 살아 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글로벌 경기가 회복되는 상황에서 악재보다 호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국면에 진입했기 때문이다. 원화 강세에 따른 외국인 순매수가 지속되는 점도 긍정적이다.

이경민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기술적 분석 상 과열부담을 장중 등락을 통해 해소하고 레벨업하려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며 "이격도가 확대됐다는 부담이 있지만 장중 등락을 통해 부담을 소화하면서 상승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홍순표 대신증권 시장전략팀장은 "전날 미국과 유럽증시 혼조, 장중 나스닥선물 하락에도 불구하고 코스피지수가 상승폭을 키워 신고가를 기록했다는 것은 투자심리가 얼마나 강한지를 보여준다"면서 "외국인 매수세가 기조적으로 이어지고 있고, 이후 기업실적이 2∼3분기까지 추세적으로 상승할 전망이라는 점 등이 반영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오태동 토러스투자증권 투자전략부장도 "기존 악재들이 해소되는 과정에서 미국 고용회복 등 호재 요인이 발생하고 있어 긍정적"이라며 "원화 강세에 따른 외국인의 매수세가 지속되고 있고 이번달 코스피지수는 우상향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1분기 실적시즌 또한 증시 상승의 추동력 역할을 할 것이란 전망이다.

오 팀장은 "어닝시즌을 맞는 투자자들의 반응이 나쁘지 않다"고 전했다.

올 1분기 기업들 실적이 곧 본격적으로 발표되는데, 이미 눈높이가 많이 낮아져 있어 '쇼크' 수준만 아니라면 불확실성 해소로 오히려 긍정적이란 설명이다.

민상일 이트레이드증권 투자전략탐장도 "이번 어닝시즌은 실적에 대한 부담감을 덜어내는 계기로 작용할 것"이라며 긍정적 전망을 내놨다.

민 팀장은 "그간 IT(정보기술)주에 대한 실적 우려가 컸는데 이번 어닝시즌 동안 실적 발표와 가이던스 제시를 통해 반등의 실마리를 잡을 것으로 본다"며 "비중이 큰 IT가 상승 랠리에 동참한다면 증시는 탄력적으로 오를 것"이라고 기대했다.

민 팀장은 다만 "시장의 초점이 인플레와 긴축에서 환율로 옮겨갔는데, 환율 하락이 가파른 속도로 진행된다면 물가 안정이란 긍정적 효과보다 수출기업의 실적 악화라는 부정적 효과가 더 부각될 수 있다"며 "환율에 대해 시장이 고민할 시점이 됐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