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장사들이 번 돈을 쌓아두면서 유보율이 지난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10대 그룹 상장사들의 유보율은 사상 최대 실적에 힘입어 1200%를 돌파했다.

5일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사협의회에 따르면 자산총액 기준 10대 그룹 상장 계열사들의 작년 말 현재 유보율은 1219.45%에 달했다. 2009년 말 1122.91%에서 1년 새 96.54%포인트 상승했다.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12월결산 10대 그룹 계열사 중 작년과 비교 가능한 72개사가 집계 대상이다.

유보율이란 잉여금을 자본금으로 나눈 비율을 말한다. 영업활동이나 자본 거래를 통해 벌어들인 자금을 얼마나 쌓아두고 있는지 나타낸다. 이 비율이 높으면 자금 여유가 충분한 만큼 재무구조가 좋다고 평가된다. 하지만 번 돈을 투자 등에 쓰지 않고 고스란히 쌓아두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유보율이 가장 높은 종목은 태광산업으로 3만6385.49%에 달했다. 2009년 말 3만1493.85%에서 증가한 수치다. 이어 SK텔레콤(3만739.60%) 롯데제과(2만4666.43%) 남양유업(1만7608.58%) 롯데칠성음료(1만6903.86%) 등의 순이었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