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팔성 우리금융회장 "6월께 카드 분사"
우리금융지주가 카드사업 부문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올 상반기 내 우리은행 카드사업부를 분사한다. 또 우리투자증권과 대우증권의 합병 가능성에 대해서도 따져보는 등 비은행 부문의 외형을 대폭 키우기로 했다.

이팔성 우리금융 회장은 1일 서울 회현동 우리은행 본점에서 '우리금융 10주년 기념식'을 가진 후 기자들과 만나 "여전히 취약한 비은행 부문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인수 · 합병(M&A)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M&A 확대해 수익구조 다변화

이 회장은 "시장 지위와 경쟁력이 취약한 비은행 부문을 강화해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를 구축해야 한다"며 "이를 통해 안정적이고 확고한 수익기반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카드부문 분사 및 저축은행 추가인수 등을 추진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란 설명이다. 우리금융 내 우리은행 비중은 87%(작년 말 자산 기준)로 4개 금융지주 중 가장 높다. 그는 "우리금융이 6월께 분사하는 카드사의 지분을 100% 보유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하나SK카드처럼) 통신회사와 같이하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어 (통신사 지분투자를)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회장은 우리투자증권과 대우증권의 합병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금융회사 최고경영자 중 M&A를 생각하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며 "추후 검토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투자증권은 투자금융(IB) 업무가 강하고 대우증권은 소매금융이 강하다"고 덧붙였다.

이 회장은 "올해는 민영화 완성으로 경영에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라며 "해외시장에서 수익 기반을 확대하기 위한 글로벌화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영화와 관련해선 "외국인 투자자라 하더라도 우리나라 산업에 매력 있다고 생각하면 반길 일 아니냐"고 했다.
이팔성 우리금융회장 "6월께 카드 분사"
◆"LIG건설 법정관리 철회해야"

이날 행사에 참석한 황성호 우리투자증권 사장은 "LIG건설이 법정관리를 철회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LIG그룹도 금융업을 하는 기업으로서 사회적인 책임이 있다"며 "LIG건설이 법정관리를 취하하면 채권단과 금융기관들이 서로 도와 회사를 살릴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전했다. 우리투자증권은 LIG건설의 기업어음(CP) 1875억원 중 1579억원어치를 개인 및 법인에 판매했다. 지난달 31일엔 "LIG그룹이 법적 도덕적 책임을 져야 할 것"이란 공식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지주와 은행 소통 강화"…임원 인사

우리은행은 수석부행장에 김양진 업무지원본부 집행부행장(55)을 선임하는 등 임원 인사를 실시했다. 김 수석부행장은 우리금융지주 전무도 겸임키로 했다. 그는 휘문고와 서울대 농대를 졸업하고 한일은행에 입행해 런던지점장과 중앙기업영업본부장,준법감시인 등을 거쳤다.

신임 집행부행장 3명 가운데 중소기업고객본부장에는 김장학 전 U뱅킹사업단장(56)이 승진했다. 김 부행장은 작년 12월 단장(상무급)으로 승진한 지 4개월 만에 발탁됐다. 김승규 우리금융지주 상무(55)는 경영기획본부 부행장,손근선 채널지원단장(56)은 준법감시인으로 각각 승진했다.

2명의 상무에는 영업본부장 출신들이 발탁됐다. U뱅킹사업단 상무에 이영태 본점영업부 영업본부장(54),채널지원단 상무에 이동건 강남중앙기업영업본부장(53)이 각각 승진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지주사와 은행 간 소통을 강화한다는 취지로 교류 인사를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