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31일 "에이즈 바이러스가 발견된 지 30년 만에 많은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하고, "그러나 에이즈 신규 감염 및 차별, 에이즈 관련 사망자 제로의 시대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 총장은 이날 케냐 나이로비에서 30년에 걸친 유엔 및 국제기구의 에이즈 예방활동 성과를 평가하고 향후 과제 및 목표를 제시한 보고서 발간에 즈음한 기자회견을 열고 "에이즈 신규 감염이 감소하고 있고 치료를 확대되고 있으며, 모자 감염 예방에서는 뚜렷한 도약을 이뤄냈다"며 이같이 말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01년부터 2009년 사이 33개 국 신규 에이즈 감염률은 사하라 사막 이남 지역(22%)을 포함해 25% 이상 감소했다.

또 2010년 말까지 저소득 및 중간소득 국가군에서 600만 명 이상이 에이즈를 타인에게 감염시키지 않도록 하는 항레트로 바이러스 치료를 받았고, 2009년에는 사상 처음으로 전 세계 모자 감염 예방 처치율이 50%를 넘어섰다.

업적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성과는 여전히 취약하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항레트로 바이러스제 치료를 받기 시작하는 사람이 1명일 때 2명이 새로 감염되고 있으며, 매일 전 세계에서 어린이 1천 명을 포함해 7천 명이 새로 에이즈에 감염되고 있다.

또 취약한 국가 보건 인프라, 재정 부족, 취약계층에 대한 차별 등이 에이즈 예방 및 치료, 관리 및 지원 활동을 가로막는 장애가 되고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이 보고서는 182개국이 제출한 자료를 토대로 작성된 것으로, 오는 6월 8일부터 10일까지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의 에이즈에 관한 고위급 회의에서 검토될 예정이다.

반 총장은 나이로비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세계 지도자들은 그간 에이즈 대응의 성과와 한계를 평가할 중요한 순간에서 독특한 기회를 갖게 됐다"며 "우리는 에이즈 대응 태세를 극적으로 변화시키고 `에이즈로부터 자유로운 세대'라는 목표를 이룰 수 있도록 대담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미셸 시디브 UNAIDS 사무총장도 "에이즈 예방과 항레트로 바이러스 치료에 있어서는 상당한 성과가 있었다"면서 "그러나 우리는 사람들이 에이즈에 감염되는 것을 막기 위해 더 많을 일을 해야 하며, 지금까지 해온 것 이상의 에이즈 예방 혁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제네바연합뉴스) 맹찬형 특파원 mangel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