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민 · 관 합동으로 미국 시카고에 국제곡물회사를 3월 말까지 만들겠다는 계획이 무산됐다. 민간 주요 주주로 참여하기로 예정돼 있던 CJ가 "최종 검토가 끝나지 않았다"는 이유로 본계약에 불참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CJ가 최종 불참할 경우 농수산물유통공사와 다른 민간 회사들로 주주를 구성하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사업성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 제기에 따라 국제곡물회사 설립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이 커졌다.

농림수산식품부 관계자는 31일 "정부가 국제곡물회사를 3월 말까지 설립하겠다고 발표했으나 CJ가 참여를 재검토하겠다는 의사를 밝혀와 설립 일정을 연기했다"고 말했다.

국제곡물회사는 정부가 전 세계 곡물 유통량의 80~90%를 차지하는 미국 카길과 같은 메이저 유통회사를 통하지 않고 직접 수입하겠다며 지난해부터 야심차게 추진한 프로젝트다.

자본금은 3000억원 정도로 농수산물유통공사가 40%를 출자하고 삼성물산 · 한진 · STX · CJ 컨소시엄이 각각 15%씩 출자하기로 지난해 12월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정부는 이 회사를 통해 올해 밀 옥수수 콩 등 10만t(450억원 규모)을 수입할 예정이었다.

서보미 기자 bm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