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국내 증시가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에도 연일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호·악재가 혼재한 상황에서 연속 상승에 따른 피로가 쌓이고 있어 언제든 조정이 나올 수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하지만 외국인 매수가 받쳐주고 글로벌 증시가 안정된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점 등에서 30일 증시는 전날의 상승 분위기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많다.

코스피지수는 29일 15.74포인트(0.77%) 오른 2072.13으로 거래를 마쳤다.장 후반으로 갈수록 외국인 매수가 늘면서 상승폭이 커졌다.지난 1월 기록한 전고점(2115.69)과의 격차는 43포인트로 줄었다.

외국인이 1791억원을 사들였다.전기전자(679억원)와 철강(360억원) 화학(339억원) 등에 매수세가 몰렸다.외국인은 지난 열흘간 모두 1조7425억원의 주식을 순매수했다.외국인이 열흘 연속 매수 우위를 이어가기는 작년 9월 이후 6개월만이다.

특히 프로그램을 이용한 바스켓 매매가 주를 이뤘다.이는 외국인들이 국내 증시 전망을 밝게 보고 있다는 의미다.전문가들은 이머징마켓에서 선진국으로의 자금 이동이 일단락되면서 외국인들이 국내 증시로 속속 복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반면 지수 상승으로 국내 주식형펀드에서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기관은 7일 연속 매도 우위를 보였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반등으로 낙폭 과대에 따른 가격 메리트는 상당 부분 사라졌고,2000선 위에서 환매가 잇따르고 있어 국내 기관은 당분간 차익실현과 함께 선택과 집중 전략을 강화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밤사이 이렇다 할 악재가 없었다는 점이 오히려 호재다.포르투갈과 그리스의 신용등급이 또 한차례 하향 조정됐지만 반복된 악재여서 크게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했고,미국 증시는 부진한 경제지표에도 불구하고 상승 마감했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시장이 이벤트를 벗어나 점차 펀더멘털(경기)로 초점을 옮겨가고 있다”며 “한국을 비롯해 미국과 중국의 경기선행지수도 상승 반전하는 등 경기 모멘텀이 돌아서면서 지수 상승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그는 “기술적 조정은 언제든 나올 수 있지만 일시에 그칠 것으로 보이고,하락폭도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하락하고 있는 원·달러 환율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최동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과거 경험상 원·달러 환율이 지지선을 뚫고 내려서면 경기 호조에 대한 기대로 국내 증시는 대세 상승기에 접어들었다”며 “1110원까지 내려온 원·달러 환율이 1100원 밑으로 떨어지는지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환율이 1100원선을 하향 돌파할 경우 수출주 실적에 대한 우려로 증시는 단기 조정을 받을 수 있지만 중장기 상승 추세를 이어갈 것이란 점에서 조정을 적극적인 매수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