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국내 주식형펀드에서는 '환매 행진'이 계속되고 있다. 해외 주식형펀드에서도 자금 이탈이 지속됐다.

2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8일 하루 동안 국내 주식형펀드에서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하고 1548억원이 순유출됐다. 8거래일 연속 순유출 행진이다. 유출 규모는 지난 22일 255억원,23일 1343억원,24일 1802억원에 이어 25일에는 2417억원으로 2000억원 선을 넘기도 했다.

해외 주식형펀드(ETF 제외)에서도 지난 28일 316억원이 순유출돼 57거래일 연속 자금이 이탈했다. 최장기간 순유출 기록을 또다시 경신한 것이다. 다만 채권형펀드와 실물펀드 등으로 돈이 들어오면서 펀드 전체로는 1147억원이 순유입됐다.

펀드애널리스트 사이에선 최근 주식형 펀드의 환매 행진이 단기급등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란 분석이 많다.

김대열 하나대투증권 펀드리서치팀장은 "지난 2월 주가지수 2000선이 무너진 이후 저가 매수세가 몰리면서 국내 주식형 펀드에 자금이 유입됐다"며 "최근 자금 이탈은 단기급등에 따른 부담감이 작용한 것"이라고 말했다.

양은희 한국투자증권 펀드애널리스트도 "작년부터 주식형 펀드는 지수가 조정을 받을 때 자금이 유입되고 지수가 올라가면 환매되는 경향을 보였다"며 "지수 회복을 틈탄 단기적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주가 지수가 전고점을 돌파하면 펀드 유입자금이 점진적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팀장은 "국내 주식시장이 연초 2007년의 고점을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과정에서 기존 매물 부담이 상당부분 소화된 가운데 저금리에 따른 풍부한 유동성이 주식형펀드로의 자금 이동을 자극하고 있다"며 "주가가 조정 국면을 보이면 주식형 펀드에 적극적인 자금 유입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주식형펀드의 순자산(가입금액+운용수익금액) 총액은 101조9420억원으로 주가지수 상승에도 불구하고 자금 유출로 인해 2144억원 감소했다. 전체 펀드의 순자산 총액은 302조3836억원으로 1484억원 증가했다. 채권형 펀드와 실물 펀드 등이 선방했기 때문이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