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블릿PC 시장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애플 삼성전자 LG전자 모토로라 리서치인모션(RIM) 등 주요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신제품을 일제히 내놓고 전면전을 벌이기 때문이다.

올 상반기 국내 출시가 예정된 태블릿PC 가운데 가장 경쟁력 있는 제품은 애플 '아이패드2',삼성 '갤럭시탭 8.9''갤럭시탭 10.1',모토로라 '줌',LG '옵티머스패드',RIM '플레이북' 등 5종이 꼽힌다. 이들 제품은 △중앙처리장치(CPU) △휴대성 △콘텐츠 △통신 편의성 △가격 등 5개 포인트를 중심으로 치열한 각축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인치'가 아니라 '무게'야"

올해 선을 보인 태블릿PC들을 지난해 발매된 '1세대' 제품과 비교했을 때 가장 큰 차이는 태블릿PC의 두뇌 격인 '코어'가 두 개인 '듀얼코어 프로세서'다. 듀얼코어 프로세스는 한번에 여러 개의 프로그램을 실행하는 '멀티태스킹'에 유리하다. 또 고화질 동영상,3차원(D) 게임도 매끄럽게 즐길 수 있다.

아이패드2는 애플이 자체 설계한 '애플 A5' 프로세서를 탑재했다. 스티브 잡스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이전 제품에 비해 그래픽 처리속도가 9배가량 빨라졌다고 설명했다. 갤럭시탭 10.1,줌,옵티머스 패드 등은 '테그라2' 프로세서를 탑재한다. 테그라2는 그래픽 처리 프로세서 전문업체인 엔비디아가 만들어 성능이 뛰어나다는 평가다.

태블릿PC들의 휴대성도 중요한 경쟁 항목이다. 1세대 태블릿PC에선 화면 크기가 중요했다. 디스플레이 장치와 배터리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태블릿PC의 특성상 화면이 크면 휴대성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2세대의 경쟁력 포인트는 무게다. 아이패드2는 613g으로 이전 제품보다 67g가볍다. 갤럭시탭은 8.9인치 모델 470g,10.1인치 모델이 595g이다. 커피 전문점에서 파는 커피 한 잔 무게보다 약간 무거운 수준이다. 플레이북은 7인치라는 장점을 살려 425g으로 무게를 줄였다. 요즘 LCD화면 크기를 둘러싼 휴대성 논쟁이 수그러든 이유다.

◆가열되는 콘텐츠(앱) 전쟁

애플리케이션(앱 · 응용프로그램) 분야에서는 아이패드가 우세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아이패드는 현재 6만5000여개의 전용 앱을 확보하고 있다. 선발 주자답게 터치스크린 화면 구성 등 인터페이스 부문에서도 점수를 따고 있다. 반면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탑재하는 삼성전자 LG전자 모토로라의 경우 전용 앱이 수백 개 수준으로 크게 부족하다. 하지만 올해는 안드로이드 앱도 급속히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스마트폰의 경우 안드로이드 마켓의 앱 숫자는 25만개로 36만개의 애플 앱스토어에 비해 손색이 없는 수준이다. RIM은 플레이북에서 안드로이드 앱이 구동되도록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제조업체와 이동통신사가 자체적으로 제공하는 앱도 관건이다. 삼성전자는 삼성 앱스를 통해 자체 앱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이용자 취향에 맞춰 첫 화면을 꾸밀 수 있는 '라이브 패널' 등 편의성도 향상시켰다.

◆이동통신망 · 가격도 관건

이동통신업체들이 인터넷 데이터 통신을 효과적으로 지원해주느냐도 경쟁력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무선 인터넷 이용량이 지난 1년 새 10~15배가량 급증하면서 통화품질 악화문제가 대두되고 있기 때문이다. LG유플러스가 옵티머스 패드를 내놓으면 '통신품질 경쟁'은 더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가격도 민감한 요소다. 애플이 아이패드2의 가격을 499~699달러로 책정하자 경쟁업체들은 비슷하거나 낮은 수준으로 가격을 끌어내리며 맞불을 놓고 있다. 삼성은 갤럭시탭 8.9의 가격을 동급의 아이패드2보다 30달러 낮게 설정했다. 갤럭시탭 10.1인치의 가격은 아이패드2와 같다. 이 때문에 태블릿PC의 국내 출시 가격은 1세대 제품보다 다소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

조귀동 기자 claymo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