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KT가 서로 다른 와이파이 전략으로 스마트 기기 사용자 유인에 나섰다.

SK텔레콤은 경기도 용인에 있는 에버랜드에 국내에서 가장 '큰' 와이파이 존을 꾸몄다고 27일 밝혔다.

이 회사는 놀이기구, 이동통로, 주차장, 숙박시설 등 에버랜드에서 관람객이 다닐 수 있는 실내·외 모든 곳에 자사 무선네트워크서비스인 'T 와이파이 존'을 구축해 오는 28일부터 서비스를 시작한다.

에버랜드 전용 애플리케이션(앱·응용 프로그램)인 '에버랜드 가이드'를 내려받아 와이파이 망에서 실행하면, 길 찾기, 놀이기구 대기시간 확인, 추천코스 등 다양한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또 SK텔레콤은 물놀이 시설인 '캐리비안베이'에도 와이파이 존을 단독으로 구축하는 등 연말까지 총 4만5000개의 와이파이 존을 갖춘다는 계획이다.

반면 KT는 국내에서 가장 '많은' 5만여 곳에 올레 와이파이 존을 구축했다.

KT는 이와 함께 속도가 빠른 '프리미엄 와이파이'와 건물 내 3G 시설을 사용하는 '스텔스 와이파이', 건물 밖 폐쇄회로(CC)TV를 이용하는 'CCTV 와이파이' 등을 확대해 연내 와이파이존을 10만 곳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이 회사는 국내 최대 유선망을 보유해 와이파이 구축에 유리한 조건을 갖춘 가운데 "스마트 기기 시장 확대로 와이파이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며 "KT의 유무선 네트워크 전략이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SK텔레콤은 이미 인구 밀집지역 대부분에 와이파이가 구축됐고, 신호 충돌이 일어나 품질 문제가 제기되는 만큼 단순한 와이파이 숫자 경쟁이 무의미하며, 이보다는 에버랜드의 사례처럼 특화된 와이파이 존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SK텔레콤의 의도대로 와이파이의 쟁점이 기존 숫자나 품질에서 주제나 규모 등 새롭고 특화된 분야로 옮겨와 경쟁이 새로운 국면으로 들어설지 관심이 쏠린다.

한경닷컴 김동훈 기자 d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