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최악의 쓰나미가 일본 북동부를 강타하며 시작된 원전사태가 어느 정도 수습단계로 접어들었다. 하지만 전세계는 선진국 일본에서 벌어진 원전 사고에 대해 두려움을 갖기 시작했다. 과거 체르노빌 원전 사고 이후 약 20여 년에 걸쳐 신규 원전 건설 시장이 침체기에 빠졌다가 최근 국제 우라늄 가격도 상승하는 등 조금씩 활기를 되찾기 시작했었다. 그러나 이번 후쿠시마 사태로 인해 우라늄 가격은 20%나 급락하는 등 또다시 과거의 두려움이 부활하고 있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원전에 대한 걱정은 단발성으로 끝나지 않기 때문에 시장에서는 오랜 기간에 걸쳐 흥하는 것과 쇠하는 것이 생기기 마련이다. 먼저 원전을 통한 저렴한 전기 조달이 어려워질 경우 전기차 등의 개발이 순조롭지 않을 수 있다. 물론 태양광이나 풍력 에너지도 있지만 이들은 효율적이고 저렴한 에너지로 볼 수 없기 때문에 값싼 전기가 이용되어야 할 차기 주력 산업들은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반대로 지구 온난화로 인해 침체됐던 화석연료는 화려한 복귀를 할 것이다. 일본의 도쿄전력만 하더라도 이번 사고로 18.5 기가와트의 전력 결손이 생기면서 생산 가능 전력은 34 기가와트로 감소했다. 이는 3월 최대 전기 수요 대기 15 기가와트 이상 부족한 상황인데, 문제는 이를 복구하기 위해서 또 다른 원전에 기댈 수 있는 형편이 못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당분간 이미 폐쇄됐거나 폐쇄 예정이었던 화력발전에 의지할 수밖에 없을 것이며, 이는 곧 화석 연료의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위와 같은 현상은 비단 일본만의 문제는 아니다. 이탈리아는 1년 간 신규 원전 허가를 유보한다고 발표했고, 이에 앞서 중국과 독일도 신규 원전 건설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발표한 바 있다. 원유 재고량이 218만 배럴이 증가하면서 사상 최대 수준을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유가 상승세가 지속됐던 것도 이유가 있는 상승이었을 것이다. 따라서 당분간 자산배분은 이러한 요인들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석탄 관련주나 이에 대한 매출이 많은 호주, 말레이시아에 대한 투자가 유망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화석 연료를 실어 나를 벌크선종에 대한 수요 역시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