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지진 이후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펀드투자자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오락가락하는 장세에 섣불리 펀드에 가입했다간 손해를 보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런 때일수록 단기간 화려한 성과를 내 주목받는 펀드보다 꾸준하게 시장을 이겨온 '거북이펀드'에 주목할 것을 권하고 있다.


24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설정 후 5년이 지난 600개 국내주식형 펀드 중 2007년부터 매년 코스피지수 상승률을 웃도는 성과를 낸 펀드는 'KTB글로벌스타C''신한BNPP베스트모아모아적립식1C''우리프런티어뉴인덱스플러스알파A1' 등 총 9개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인덱스펀드가 5개로 일반 성장형펀드(4개)보다 많았다.

김대열 하나대투증권 펀드리서치팀장은 "업종과 종목 선택의 중요성이 상대적으로 큰 일반 성장형보다 인덱스형이 꾸준한 성과를 내는 데에는 더 유리하다"며 "일반 성장형펀드 중에서도 시장 상황에 따라 심한 급등락을 반복하는 테마형보다는 대형 우량주를 편입한 펀드가 안정적인 수익을 올렸다"고 분석했다.

인덱스펀드도 코스피지수를 수동적으로 추종하는 펀드보다 자산의 일정 부분을 선물 · 옵션 등 파생상품에 투자해 '플러스 α(알파)' 수익을 노리는 '인핸스드(enhanced)' 전략을 사용하는 펀드가 더 유리하다는 평가다.

김순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투자 위험은 낮게 가져가면서 동시에 약간의 초과 수익을 겨냥하는 인핸스드 전략이 단순히 지수만을 추종하는 일반 인덱스형보다 좋은 성과를 냈다"고 설명했다.

김 팀장은 "시장을 꾸준히 이긴다는 것은 힘든 일인데 5년간 이 같은 성과를 지속했다는 것은 해당 펀드의 운용전략이 다양한 시장 변수에도 통할 수 있다는 것을 어느 정도 입증한 것"이라며 "유난히 예상치 못한 돌발 변수가 잦은 올해 증시에서도 안정적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민제 기자 pmj5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