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정부가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완화조치를 이달 말 종료하기로 한 것과 관련해 "정책 대상이 누구냐가 문제겠지만 정책은 서로 보완하면서 이뤄진다"며 비교적 적절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김 총재는 23일 한은 본관에서 열린 경제동향간담회에서 "DTI도 그렇지만 거시정책에 있어서 외골수가 없어졌다"면서 "거시정책은 한 개의 해답이 있는 것이 아니고 (서로 다른 의견을) 논의해서 움직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정부의 DTI 규제 완화조치 종료와 관련해 건설업계 등에서 당혹감을 표시하는 것과 관련, 정책 발표에 앞서 서로 다른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이 있었음을 설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박상규 대한건설협회 상근부회장은 "DTI 완화조치를 종료하기로 하면서 취득세를 낮추는 보완대책을 내놓아 어느 정도 보완효과는 있겠지만 잠재적으로 DTI가 갖는 심리적 효과가 낮아지는 점이 아쉽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김 총재는 "이전과 달리 우리 사회가 다른 의견이 제기돼 수렴되는 과정이 예상대로 잘 가는 것 같다"며 "DTI 규제 역시 정책 대상이 누구냐하는 문제가 있겠지만 보완대책이 나오니 정책이 그렇게 가는 게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김 총재는 이날 회의에서 원유 가격 동향에 대한 관심을 보이면서 유가가 2008년 수준까지는 가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김 총재는 오강현 대한석유협회장과 대화를 나누면서 "국제회의를 많이 다녀봤지만 전문가들은 유가가 2008년 수준까진 안 갈 것으로 내다봤다"고 말했다. 오 회장은 "한은에 부담을 줘서 죄송하다"면서 "하지만 2008년과 같은 사태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고, 석유가격이 일정한 박스권 내에서 등락을 거듭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김태준 한국금융연구원장, 김주형 LG경제연구원장, 오강현 석유협회장, 이제민 연세대 교수, 박원암 홍익대 교수, 박상규 건설협회 상근부회장 등이 참석했다. 한정연기자 jyhan@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