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드렛일을 하는 제게 정부에서 훈장을 준다니 너무 뜻밖이어서 어리둥절해요. 왜 상을 받는지 몰랐는데 인천공항의 청소 일도 공항서비스 평가에 중요한 항목 중 하나라는 사실을 이제야 알았어요. "

오는 29일 열릴 인천공항 개항 10주년 기념식에서 정부에서 수여하는 동탑산업훈장을 받게 된 노귀남 씨(62 · 사진)는 수상 소식에 매우 쑥쓰러워하며 이같이 소감을 밝혔다. 정부에서 하위직 및 현장 근로자 위주로 훈 · 포장을 수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노씨는 남매를 키우면서 몸이 아픈 남편을 대신해 20여년 전부터 모 반도체업체에서 청소 일을 하다 10년 전 인천공항이 개항하면서 용역회사인 동우공영㈜ 소속 환경미화원으로 일해 왔다.

공항 본관을 잇는 주차장과 공항철도가 있는 '교통센터'에서 매일 오후 10시부터 오전 6시까지 야간근무를 해온 노씨의 주 업무는 화장실 청소, 바닥 왁스 칠,에스컬레이터 손잡이 닦기,무빙워크 이물질 제거 등이다. 낮은 곳,지저분한 곳에서 일했지만 열과 성을 다한 끝에 노씨는 '화장실 청결도'에서 1위를 차지했다.

특히 그는 청소뿐 아니라 친절도에서도 모범을 보였다. 인적이 뜸한 야간 시간대에 일을 하다 보니 공항 바닥이나 화장실,지하 주차장 등에서 현금이 든 지갑과 여행가방 등을 발견해 곧바로 주인을 찾아주는 등 지금까지 10여차례 분실물을 주인에게 돌려주기도 했다.

수상 소식에 그간의 고생이 떠올라 눈물을 왈칵 쏟았다는 그는 "건강이 닿는 한 앞으로 최소 10년 정도는 이 자리에서 계속 일하고 싶다"고 말했다.

정부는 22일 국무회의를 열고 세계공항서비스 평가에서 6년 연속 1위를 차지한 인천공항의 미화원과 자원봉사자,세관통관요원,주차관리요원 등에게 정부 포상을 수여하기로 하고 노씨를 비롯해 인천공항 관계자 12명에 대한 정부 포상을 의결했다.

인천=김인완 기자 i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