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래 중학생을 집단 폭행해 숨지게 한 10대 6명 전원이 구속기소됐다.

대전지검 형사제2부(부장검사 박철완)는 21일 중학생을 건물 옥상으로 끌고 가 금품을 빼앗은 뒤 집단 폭행해 살해한 혐의(강도살인)로 A(16)군 등 3명을 구속기소했다.

검찰은 또 공범이지만 가담 정도가 적은 B(15)군 등 2명과 C(15)군을 각각 강도치사, 강도상해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A군 등은 지난달 22일 오후 7시10분께 중학교 1학년생인 지모(13)군을 대전역 인근 동구 삼성동의 한 건물옥상으로 데려가 휴대전화를 뺏고 주먹과 각목 등 둔기로 집단 구타해 지군을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결과, 강도살인 혐의로 구속기소된 3명은 지군이 실신해 쓰러진 뒤에도 발로 머리를 짓밟았으며, 숨진 지군의 시신에 불을 놓아 훼손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또 옥상에 실신한 지군을 내버려 두고 함께 끌고 온 최모(18)군 등 고등학생 2명을 데리고 나와 이동하던 중 지군을 찾아나선 지군의 친구 김모(14)군 등 피해자 3명을 더 끌고 대전천 목척교 밑으로 가 휴대전화와 현금, 옷 등을 빼앗고 주먹과 발로 집단 폭행하는 등 모두 3차례에 걸쳐 강도행각을 벌였다.

A군 등 6명은 연기군 조치원읍 일대에서 평소에도 어울려 다니던 고향 선후배 사이로, 중학생들의 돈을 뺏기 위해 대전으로 '원정' 온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에서 '강도치사 및 강도상해'죄로 송치한 이 사건에 대해 검찰은 지난 18일 검찰시민위원회를 열어 심의했으며, 위원 전원이 A군 등 범행을 주도한 3명에 대해 살인의 고의가 있다고 판단해 '강도살인'죄를 적용키로 의견을 모았다.

검찰 관계자는 "이 사건은 일부 불량 청소년들이 뚜렷한 죄의식 없이 마치 게임을 하듯 강도살인을 저지른 대담하고, 비윤리적인 잔혹한 범죄였다"며 "일부 피의자에게서는 반사회성과 행동통제의 어려움 등 잔혹범의 징표인 '사이코패스' 성향이 나타났다"고 말했다.

(대전연합뉴스) 김준호 기자 kjun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