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그룹이 풍력발전 시장에 뛰어든 것은 1999년이었다. 당시 제주 행원에 풍력단지를 설립,불모지나 다름없었던 국내 풍력발전 시장의 문을 열었다. 2009년엔 네덜란드 풍력발전기 제조업체인 하라코산유럽(현 STX윈드파워)을 인수,원천 기술을 확보했다. 2015년까지 풍력발전 분야 세계 7강에 진입하겠다는 것이 STX의 목표다.

태양광 산업 분야에선 계열사 간 수직 계열화를 완성해가고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STX솔라가 태양전지를 제조하고,STX에너지가 태양광 시스템 전반을 아우르는 전략을 추진하는 식이다. 이를 위해 플랜트 설계 및 제작 경험이 많은 STX중공업의 전문 인력도 솔라에 투입됐다.

STX는 부품,장비,설치,운영 등 풍력 사업 전 분야에서 참여가 가능하도록 밸류 체인(value chain)을 완성했다. 전체 사업 단계에서 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토털 서비스 체제를 구축하고 있는 셈이다. 계기는 STX윈드파워 인수를 통해 마련됐다. 육 · 해사용 풍력발전 원천 기술을 확보했을 뿐만 아니라 풍력발전기 설치 및 유지 보수 기술도 한꺼번에 습득하게 됐다.

실전 경험도 꽤 쌓고 있다. 2008년엔 한국남부발전이 제주도에 준공한 한경 풍력발전소에 3㎿급 풍력발전기 5기를 공급했다. 이는 아시아에서 3㎿급 발전설비가 공급된 첫 사례다. STX에너지는 작년 7월 제주 월령리에 2㎿급 풍력발전 1기를 완공하고 이에 대한 운영 책임도 맡고 있다. 앞으로 STX는 공장 건설 및 연구 · 개발(R&D) 투자 등에 약 1000억원가량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를 바탕으로 해외 수주도 가시화되고 있다. 지난해 10월 루마니아 민간발전사업자로부터 2㎿급 풍력발전설비 6기를 수주한 데 이어 12월에는 동유럽 지역 220㎿급 풍력발전단지 개발 프로젝트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작년 1월에는 네덜란드 풍력발전단지 개발업체 메인윈드사와 터키,네덜란드,이라크에 2㎿급 풍력발전설비 25대를 턴키베이스로 공급하고 유지,보수까지 담당하는 MOU를 체결하는 성과를 거뒀다.

태양광 분야에선 STX솔라가 그룹 계열사와 연계해 '토털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STX솔라는 2009년 1만 5000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50㎿ 규모의 태양전지 제조 설비와 R&D 센터로 구성된 태양전지 제조센터를 준공했다. 여기에 구미의 전자산업 인프라를 더해 미래 신성장동력 사업인 태양광 산업에 성공적으로 진입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STX솔라는 연간 50㎿ 수준이던 생산 규모를 지난해 대폭적인 설비증설을 통해 180㎿ 수준으로 늘렸다. 향후 태양전지 수요 증가가 예상될 것이란 판단에서다. 한발 더 나아가 올해 말까지 300㎿ 규모로 확대할 예정이다.

STX그룹의 태양광 산업 진출전략은 계열사를 통한 시너지 창출에서도 나타난다. STX그룹은 STX솔라를 필두로 태양광 산업의 핵심분야인 태양전지를 제조하고,STX에너지가 태양광 시스템 전반을 아우르는 제조,설치,발전 · 운영을 진행한다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윤제현 STX솔라 사장은 "STX그룹은 태양광 등 신재생 에너지사업에 대한 투자와 지원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