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관리 및 유권자들과의 스킨십을 위한 술자리로 대변되던 의원들의 지역구 관리 문화가 바뀌고 있다. 젊은 유권자가 많고 '바람'의 영향이 큰 수도권 의원을 중심으로 새로운 방식이 자리잡기 시작한 것이다.

고승덕 한나라당 의원(서울 서초갑)은 고소득 전문직 성향의 유권자가 많은 지역의 특성을 살려,'맞춤형 지역관리'에 신경을 쓰고 있다. 같은 지역 출신의 이성을 만나고 싶어하는 젊은 유권자들의 수요를 파악해 '싱글 문화 포럼'을 발족한 것이다. 이 포럼은 지역에 위치한 예술의 전당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30~40대 전문직 싱글족들이 문화 예술 활동에 함께 참여함으로써 자연스럽게 만남을 이어가고 결혼까지 '골인' 할 수 있도록 돕자는 취지로 설립됐다. 고 의원은 또 스타강사 출신이라는 유명세와 변호사,자산운영관리 자격증 소지자라는 지위를 십분 활용해 '워킹맘 세미나' 등 지역주민의 수요에 따른 맞춤형 강의에 나서고 있다.

같은 당의 김효재 의원(서울 성북을)은 딱딱한 의정보고서 대신 '당신만 모르는 옆집 엄마 · 아빠의 육아비법'이라는 제목의 핸드북을 만들어 지역에 배포했다. 핸드북에는 '신생아 난청 조기 진단 대처 및 정부지원','영유아 국가필수예방접종 지원 확대 안내','임신 출산 진료비가 지원되는 지역 병원소개' 등 어린 자녀를 키우는 20~30대 유권자들의 표심을 자극하는 내용이 가득하다. 김 의원은 앞으로 노인 · 장애인편,부동산 · 교통편 등을 시리즈로 발간할 계획이다.

권영진 한나라당 의원(서울 노원을)은 매주 토요일 지역 유권자들과 함께 지역에 있는 불암산을 오르며 중간 휴식 시간에 지역 현안에 대한 즉석 현장 토론회를 갖는다.

박영선 민주당 의원(서울 구로을)은 기자 출신 답게 직접 발품을 팔아 취재한 지역구의 알짜배기 기업,식당,학교들을 자신의 홈페이지에 소개하고 있다. 2008년부터 박 의원의 홈페이지(www.pys21.net) 내 '구로의 경쟁력' 코너에 인물편,맛집편,기업편 등의 소제목을 달아 글을 올리는 것이다. 단순한 광고 수준이 아니라 학교 교장,기업 사장,식당 주인 등과의 일문일답을 게재해 기사를 쓰듯 꼼꼼하게 올리고 있다.

구동회/민지혜 기자 kugi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