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리비아 내전과 바레인 소요 등 중동 정정 불안이 국제 유가를 다시 끌어올리고 있다.
17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유(WTI)는 전날 종가보다 3.44달러(3.5%) 상승한 배럴당 101.42 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국제선물거래소(ICE)의 북해산 브렌트유(5월 인도분)도 4.30달러(3.9%) 오른 114.90 달러에 거래됐다. 카다피가 반군 거점 도시인 벵가지를 향해 진격하겠다며 최후통첩했다는 소식에 수급 불안감이 부각됐다.
국제사회의 개입 움직임도 유가 급등세를 부추겼다.
유엔안보리는 한국시간으로 18일 오전 리비아 상공의 비행금지구역 설정 결의안을 표결할 예정이다.

안보리의 리비아 결의안이 가결되면,미국 등 서방국가들은 카다피 친위군의 지상병력과 장갑차를 공격할 수 있게 된다.앞서 프랑스는 리비아 결의안이 안보리에서 가결될 것으로 낙관한다며 결의안이 통과된 후 수시간 내로 군사개입이 단행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리비아 내전이 좀더 복잡한 국제전 형태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아진 셈이다.

이런 가운데 바레인 시위 진압을 돕기위해 군 병력을 투입한 사우디아라비아의 향배에도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면서 유가 상승폭을 키웠다.사우디는 중동 최대 산유국이자 세계 최대 원유 수출국이다.

피터 도노반 미국 밴티지트레이딩 부회장은 “원유 거래자들은 일본의 원전 사태가 통제가능한 범위내에 들어왔다고 보는 것 같다”며“지금은 리비아와 바레인 등 중동 사태의 전개 추이에 유가가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자위대와 소방당국은 전날 약 100t의 바닷물을 퍼올려 가열되고 있는 원자로 3호기의 사용후 연료봉을 식혔다.6개 원자로 가운데 3개는 전력공급도 재개됐다는 소식도 투자자들이 중동 사태에 더 신경을 쓰게 한 또 다른 요인으로 꼽힌다.일본이 원자력을 대체할 에너지 수요를 장기적으로 늘릴 것이란 노무라증권 전망도 유가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이와관련 UBS는 향후 브렌트유 가격 전망을 85달러에서 103.75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한편 국제 금 선물 가격은 이날 온스당 8.10 달러(0.6%) 오른 1404.20 달러에 거래됐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