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용준과 류시원 송승헌 최지우 씨 등 한류 스타들의 일본 대지진 피해자 돕기 기부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이들이 17일까지 내놓은 성금은 30억원을 넘어섰다. 문화예술계의 '재능 기부'도 줄을 잇고 있다. 음악,연극,만화,마술계도 공연을 통한 수익금과 성금을 모아 피해 복구에 힘을 보탤 예정이다.

◆트위터로 이틀 만에 17개 팀 모아

"일본 지진 피해 돕기 콘서트 기획자,출연자 섭외 중입니다. 여러분,리트윗 부탁합니다. "

15일 오후 김창완밴드가 트위터에 일본 지진 피해자를 돕기 위한 공연을 연다는 글을 올리자마자 음악인들이 순식간에 모여들었다. 크라잉넛,전제덕,킹스턴 루디스카,박기영,서울전자음악단,장기하와 얼굴들 등 17개 팀이 팔을 걷고 나섰다. 이들은 '와이 온 어스(WHY ON EARTH)'라는 타이틀로 18일 오후 7시 서울 서교동 브이홀에서 자선콘서트를 열기로 했다. 참가자 모두 출연료 없이 무대에 오르고,한 장에 1만5000원인 관람료는 전액 지진 피해 복구 기금으로 전달할 예정이다.

김창완 씨는 "밴드 멤버 중 일본인 기타리스트 하세가와 요헤이에게 가족의 안부를 물은 것이 계기가 돼 공연을 기획했다"고 말했다. 하세가와는 지진 발생 직후 관련 속보를 한글로 번역해 트위터로 알려왔다.

19일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록 페스티벌 '록 독 코리아 2011'의 주최 측도 수익금 전액을 성금으로 내놓기로 했다. 세계 최연소 유엔평화메달 수상자인 팝페라 테너 임형주 씨는 30일 '자선콘서트-뷰티풀 위시'를 열고 수익금을 기부할 예정이다.

◆연극 · 뮤지컬 등 공연계도 동참

일본 제작진이 참여하는 작품을 중심으로 연극 · 뮤지컬계도 지진 피해 돕기에 나섰다.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에서 공연 중인 한 · 일 합작 연극 '야끼니꾸 드래곤'은 오는 20일 폐막까지 성금을 모은다. 예술의전당은 "16일부터 극장 로비에서 성금을 모으기 시작했다"며 "'야끼니꾸 드래곤'의 1회 분량 매표액을 합쳐 대한적십자사를 통해 일본 측에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연극은 일본 오사카에서 곱창집을 운영하는 재일교포 가족들의 애환을 담은 것으로 예술의전당과 일본 신국립극장이 공동 제작했으며 배우 10명,스태프 17명 등 일본인 27명이 참여하고 있다.

대학로 동숭아트센터 동숭홀에서 공연 중인 일본 라이선스 뮤지컬 '콘보이쇼 아톰' 제작진도 오는 26일 모금 운동을 펼친다. 이날 관객들과 제작진의 성금을 모아 주한 일본대사관 공보문화원에 전달할 예정이다.

◆마술사 · 만화가까지 나서

"힘내라 일본"…김창완밴드 등 17개팀 18일 자선 무대
마술사 이은결 씨도 세계재난구호회(WDRO),국내 마술사 20여명과 함께 전국에서 자선 공연을 열고 있다. 16일 서울 명동에서 시작한 이번 공연은 서울과 부산,울산 등 주요 도시에서 게릴라식으로 진행하며 현장에서 모인 성금은 세계재난구호회를 통해 일본 지진 피해자들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한국만화가협회와 한국만화영상진흥원,우리만화연대도 위로의 메시지가 담긴 만화와 성금을 모아 일본만화가협회(망가재팬)에 전달하기로 했다. 조관제 한국만화가협회장을 비롯해 이현세 이두호 황미나 원수현 김동화 이희재 씨 등 30여명은 17일 한자리에 모여 일본에 보낼 위로 만화를 그렸다.

김병헌 한국만화영상진흥원장은 "중국 쓰촨성 지진 때 한국 일본 만화가들을 주축으로 국제만화가대회 소속 작가들이 성금을 전달했고,남대문이 불탔을 때는 일본과 중국 홍콩 대만 만화가들이 우리에게 성금을 보냈다"며 "이번엔 우리 차례"라고 말했다.

이 밖에 패티김 이미자 조영남 씨도 오는 22일 여의도 KBS홀에서 지진 피해자를 위한 생방송 무대를 연다. 대한가수협회도 일본 무료 위문 공연을 추진하고 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