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16일부터 애플 아이폰4를 출시함에 따라 기존에 아이폰을 공급해 왔던 KT와의 치열한 싸움이 시작됐다. 두 회사는 단말기 경쟁력이 비슷해진 만큼 네트워크 경쟁력과 차별화된 애프터서비스(AS) 등을 내세워 가입자들을 끌어모은다는 전략을 세웠다. SK텔레콤은 KT 아이폰 가입자도 SK텔레콤으로 통신사를 바꾸면 '프리미엄 AS'를 제공하겠다며 공세를 강화했고,KT는 각 대리점에 'KT 아이폰이 좋은 7가지 이유'라는 제목의 전단까지 보내며 시장방어에 나섰다.

◆불붙는 서비스 경쟁

SK텔레콤은 이날 아이폰4를 출시하면서 기존에 해외나 KT에서 아이폰을 구입한 뒤 SK텔레콤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1만3000여명의 가입자에게도 똑같은 AS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앞으로 KT에서 SK텔레콤으로 통신사를 바꾸는 아이폰 가입자도 같은 AS를 받을 수 있다. 서진우 SK텔레콤 플랫폼 사장은 "아이폰4 출시를 계기로 가입 단계부터 AS까지 차별화된 고객 서비스를 실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SK텔레콤은 앞서 애플의 76개 AS센터뿐만 아니라 전국 32개 SK텔레콤 공식 AS센터에서도 부분 수리를 해주겠다는 방안을 발표했다. 회사 관계자는 "SK텔레콤 우량 가입자(골드 등급 이상)에게는 AS 비용을 연간 최대 10만원까지 깎아준다"며 "각종 포인트로 AS 비용을 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KT는 SK텔레콤의 아이폰 출시에 맞서 전국 대리점에 마케팅 강화를 지시했다. 우선 다음 달 15일까지 KT로 아이폰을 가입하는 소비자 가운데 5000명을 추첨해 2년간 와이브로(초고속 무선 인터넷) 서비스 월 30기가바이트(GB)를 제공하는 이벤트를 시작했다. 회사 관계자는 "한 사람당 약 48만원어치의 혜택을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KT는 아이폰에 문제가 있을 때 새 제품으로 교환해 주는 기간을 14일로 늘렸다. SK텔레콤이 교환 기간을 7일로 확대하자 반격에 나선 것.KT 관계자는 "클라우드 서비스 등 KT 가입자만 누릴 수 있는 혜택이 많다"며 "그동안 아이폰을 판매하며 쌓아온 노하우를 경쟁사가 따라잡긴 힘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 · 무선 네트워크를 강화하라"

네트워크 확충 등 통신 품질 경쟁도 달아오르고 있다. SK텔레콤은 3세대(3G) 네트워크의 강점을 부각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데이터 처리 용량이 두 배로 증가된 '6섹터 기지국'을 확대하며 3G 네트워크 품질을 지속적으로 높이고 있다"며 "특정 장소에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데이터 트래픽(송 · 수신량)을 분산하기 위해 '펨토셀'이란 초소형 기지국도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은 펨토셀을 연내 1만곳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KT는 경쟁사보다 강한 와이파이존을 홍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 회사는 전국 4만7000여곳에 설치돼 있는 와이파이존을 연말까지 10만곳 이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표현명 KT 개인고객부문장(사장)은 자신의 트위터(@hmpyo)에 "이제는 5기가헤르츠(㎓) 와이파이 시대"라며 "간섭이 적고 용량은 3배,속도는 8배인 프리미엄 와이파이 서비스로 찾아뵙겠다"고 썼다.

KT는 SK텔레콤보다 비용 부담이 적다는 것도 강조하고 있다. 월 5만5000원짜리 요금제(2년 약정 기준)로 가입할 경우 KT 아이폰 가격은 SK텔레콤보다 1만9600원(KT 21만1200원,SK텔레콤 23만800원) 싸다. 문자 메시지도 월 100건(KT 300건,SK텔레콤 200건)을 더 준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