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한국 '日 경제동반자' 역할 강화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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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복구는 장기침체 극복 계기
투자수요 적극 참여방안 찾아야
투자수요 적극 참여방안 찾아야
일본 동북부 지역을 강타한 지진의 여파로 최악의 사태를 맞고 있는 일본의 상황에 대해 전 세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우리나라 경제에 미칠 직 · 간접적인 영향에 대해서도 여론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일본 주요 산업의 생산 차질로 인한 공백과 산업 인프라의 피해로 인해 일본과 경쟁 관계에 있는 국내 여러 부문에서 수출이 느는 등 단기적으로 우리 경제가 반사 이익을 얻을 것이라는 견해도 많다. LCD 반도체 등의 경우 일본의 생산 차질로 일시적으로 가격이 급등했다. 게다가 일본이 복구자금 마련을 위해 해외자금을 거둬들임에 따라 엔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우리 수출 경쟁력이 확보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그러나 15일 닛케이지수가 11% 급락함과 동시에 코스피지수가 장중 한때 1900선이 무너진 것은 이번 사태로 국내 투자심리가 극도로 악화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에 따라 지진발생 직후 한국 경제에 미칠 반사이익을 따져보던 여론도 방향을 선회해 부정적 측면을 검토하게 됐다.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일본 지진 사태가 우리 경제에 타격을 입힐 요인이 적지않다. JP모건 등 글로벌 금융회사들은 상반기 세계 경제성장률을 0.2~0.5%포인트 하향 조정함으로써 일본의 위기가 세계 경제에 전반적인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약 8%를 차지하는 일본 경제의 규모를 감안했을 때,일본이라는 거대한 시장의 붕괴는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를 초래할 수 있으며,우리나라 역시 글로벌 경기불안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또한 우리나라를 비롯해 각국의 예상 경제성장률이 추가적으로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크다.
국내 자본시장에 유입됐던 일본계 자금이 급격히 유출된다면 주가 하락과 채권가격 하락이 발생할 수 있다. 일본 정부가 피해 복구를 위해 대규모 재정지출을 감수할 경우 중장기적으로 엔화가치가 하락해 국내 수출기업의 상대적인 환율 경쟁력이 악화될 수 있다. 실제로 일본 정부는 지진 직후 긴급 구호자금으로 18조엔의 유동성을 공급하고,국채 매입 프로그램에도 5조원을 증액했다. 관광수지 역시 일본인들이 전체 외국인 관광객의 34%를 차지하고 있어,직접적인 타격이 불가피해 보인다. 제조업의 경우 전체 부품소재 수입에서 일본이 차지하는 비중이 4분의 1을 상회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일본으로부터의 부품 수입에 의존하는 반도체 LCD 등 일부 제조업의 경우 생산에 차질을 빚을 수도 있으며.이미 재고가 확보된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이 더욱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일본 어업 분야의 공급 차질로 인해 수산물 수입가격이 상승해 우리 경제가 '피쉬인플레이션(fishinflation)'을 겪을 수 있으며,이는 물가안정을 최우선 경제 현안으로 삼고 있는 MB정부의 골칫거리가 될 것이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일본 경제가 '잃어버린 20년'에서 벗어나 새롭게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긍정적인 시각도 있다. 즉 복구 과정에서 막대한 재정지출을 통해 유효수요를 창출해 장기 디플레이션 상태로부터 일본 경제가 부활할 것이라는 낙관론도 가능하다. 다만 200%가 넘는 재정적자 비율로 인해 신용등급이 강등된 지 얼마 안 된 일본이 앞으로 얼마나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펼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앞으로 우리나라는 경제적 · 인도적 차원에서 수요에 부응하며 일본과 '재건의 길'을 함께 걸을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 한국 경제가 일본과 유사한 경기패턴을 보이며 밀접한 연관을 가졌던 역사를 되짚어 본다면,향후 일본의 복구과정에서 파생되는 설비 및 건설투자 수요에서 우리나라가 동반자적 관점에서 중요한 위치를 맡을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할 것이다.
조하현 < 연세대 교수·경제학 >
일본 주요 산업의 생산 차질로 인한 공백과 산업 인프라의 피해로 인해 일본과 경쟁 관계에 있는 국내 여러 부문에서 수출이 느는 등 단기적으로 우리 경제가 반사 이익을 얻을 것이라는 견해도 많다. LCD 반도체 등의 경우 일본의 생산 차질로 일시적으로 가격이 급등했다. 게다가 일본이 복구자금 마련을 위해 해외자금을 거둬들임에 따라 엔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우리 수출 경쟁력이 확보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그러나 15일 닛케이지수가 11% 급락함과 동시에 코스피지수가 장중 한때 1900선이 무너진 것은 이번 사태로 국내 투자심리가 극도로 악화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에 따라 지진발생 직후 한국 경제에 미칠 반사이익을 따져보던 여론도 방향을 선회해 부정적 측면을 검토하게 됐다.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일본 지진 사태가 우리 경제에 타격을 입힐 요인이 적지않다. JP모건 등 글로벌 금융회사들은 상반기 세계 경제성장률을 0.2~0.5%포인트 하향 조정함으로써 일본의 위기가 세계 경제에 전반적인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약 8%를 차지하는 일본 경제의 규모를 감안했을 때,일본이라는 거대한 시장의 붕괴는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를 초래할 수 있으며,우리나라 역시 글로벌 경기불안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또한 우리나라를 비롯해 각국의 예상 경제성장률이 추가적으로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크다.
국내 자본시장에 유입됐던 일본계 자금이 급격히 유출된다면 주가 하락과 채권가격 하락이 발생할 수 있다. 일본 정부가 피해 복구를 위해 대규모 재정지출을 감수할 경우 중장기적으로 엔화가치가 하락해 국내 수출기업의 상대적인 환율 경쟁력이 악화될 수 있다. 실제로 일본 정부는 지진 직후 긴급 구호자금으로 18조엔의 유동성을 공급하고,국채 매입 프로그램에도 5조원을 증액했다. 관광수지 역시 일본인들이 전체 외국인 관광객의 34%를 차지하고 있어,직접적인 타격이 불가피해 보인다. 제조업의 경우 전체 부품소재 수입에서 일본이 차지하는 비중이 4분의 1을 상회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일본으로부터의 부품 수입에 의존하는 반도체 LCD 등 일부 제조업의 경우 생산에 차질을 빚을 수도 있으며.이미 재고가 확보된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이 더욱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일본 어업 분야의 공급 차질로 인해 수산물 수입가격이 상승해 우리 경제가 '피쉬인플레이션(fishinflation)'을 겪을 수 있으며,이는 물가안정을 최우선 경제 현안으로 삼고 있는 MB정부의 골칫거리가 될 것이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일본 경제가 '잃어버린 20년'에서 벗어나 새롭게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긍정적인 시각도 있다. 즉 복구 과정에서 막대한 재정지출을 통해 유효수요를 창출해 장기 디플레이션 상태로부터 일본 경제가 부활할 것이라는 낙관론도 가능하다. 다만 200%가 넘는 재정적자 비율로 인해 신용등급이 강등된 지 얼마 안 된 일본이 앞으로 얼마나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펼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앞으로 우리나라는 경제적 · 인도적 차원에서 수요에 부응하며 일본과 '재건의 길'을 함께 걸을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 한국 경제가 일본과 유사한 경기패턴을 보이며 밀접한 연관을 가졌던 역사를 되짚어 본다면,향후 일본의 복구과정에서 파생되는 설비 및 건설투자 수요에서 우리나라가 동반자적 관점에서 중요한 위치를 맡을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할 것이다.
조하현 < 연세대 교수·경제학 >